◎“머리 깎으라면 깎지요”/「금녀」패소 학교측 삭발요구… 전국 찬반논쟁 샤논 포크너(19)는 미국에서 때아닌 삭발 논쟁을 불러 일으킨 여고 졸업생이다. 삭발논쟁은 그녀가 지난해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 있는 주립 사관학교인「사이티들」에 입학 신청을 한데서 비롯됐다. 사이티들은 남녀 공학을 허용치 않는 1백51년 전통의 미국내 2대 명문 군사대학중 하나.
고교 성적이 우수했던 샤논은 사이티들에 들어가려는 일념에서 진학담당 지도교사와 짜고 입학 지원서의 성별란을 공란으로 비워두고 응시해 입학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뒤늦게 이 사실이 발각돼 입학허가가 취소됐다.
그녀는 이에 불복해 즉각 소송을 걸어 지난 7월 지방법원으로부터『여성 입학 거부는 위헌』이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이에 학교측은『그렇다면 샤논도 다른 남자 생도와 마찬가지로 삭발을 해야한다』며 이를 허용해 달라는 청구 소송을 제기, 삭발허용 판결을 받았다.
이에더해 학교측은 지난달 샤논의 입학취소에 대한 위헌결정을 상급법원에 계류시킴으로써 일단 그녀의 이번 가을 학기 입학을 막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샤논의 입학 여부보다는 삭발판결의 타당성 여부에 관해 여론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여권론자들은『강제삭발은 강간이나 다름없는 남성 우월적 사고방식』이라며 벌떼처럼 들고 일어났다. 이에 학교측은『삭발은 샤논의 성적매력을 제거해주기 때문에 강간의 위험으로부터 오히려 보호해줄 것』이라고 맞섰다.
논쟁의 대상인 샤논은 정작 태연자약하다. 그녀는『머리카락은 어디까지나 머리카락이며 자르면 또 자라게 마련』이라며 삭발을 하더라도 내년 가을학기에는 반드시 사이티들에 입학하겠다고 결의를 다지고 있다.【워싱턴=이상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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