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순씨,김종인씨 의원직상실로 금배지 행운/재산공개파문 「공직사퇴 전력」으로 뒷말무성 민자당 전국구예비후보 1번인 정옥순전청와대여성담당비서관의 국회입성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정씨는 9일 대법원확정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김종인전의원(무소속)의 금배지를 차지하게 된다. 김전의원은 민자당 전국구로 당선됐기 때문에 법상 승계는 민자당 몫이 된다.
그러나 여야 모두로부터 정씨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는 건 무슨 이유일까.
그 이유를 알려면 공직자재산공개의 후유증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의 정국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정씨는 당시 청와대의 1급 여성담당비서관. 공화당때부터 당료생활을 시작,민자당의 여성국장을 지낸뒤 새정부출범과 함께 청와대 식구가 됐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그의 정치생활에 결정적인 제동이 걸렸다. 재산공개를 통해 주민등록을 옮겨가며 경기 여주군일대 절대농지 3천8백평을 매입하는등의 투기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서슬퍼렇던 당시 상황에서 정씨는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청와대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당측은 그의 전국구예비후보직 포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정씨는 『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막무가내로 버텼다.
그런데 민자당에게는 곧 「후회」할 일이 터졌다. 전국구 의원직을 갖고 있었던 서상목당시정조실장이 지난해 12월 개각에서 보사부장관이 됨으로써 전국구 의원직 승계문제가 눈앞에 닥쳤기 때문이다. 전국구의원이 입각할 경우 의원직을 내놓는게 관례였던 민자당으로서는 당연히 서장관의 의원직 사퇴를 고려 했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서장관의 자리를 이어받게 될 사람이 다름아닌 재산공개파문으로 물러난 정씨였기 때문이다. 결국 서장관은 의원직을 겸직하는 행운을 챙겼다.
반면에 정씨의 버티기로 인해 본의아니게 피해를 입은 경우도 생겨났다. 정씨 다음으로 전국구 예비후보 2번이었던 윤원중청와대 정무비서관이다. 역시 당료출신인 윤비서관은 정씨가 후보직만 내놓았어도 지난해 12월 개각때 국회의원의 영예를 안을 수 있었다. 그 후 윤비서관은 올해들어 자신이 실무역을 맡은 선거법개정으로 정당원자격을 유지할 수 없게돼 민자당을 탈당해야만 했다.전국구예비후보 자격이 없어진 것은 물론이다.
정가에서는 『국회의원은 하다못해 논두렁정기라도 타고나야 된다』는 얘기가 있다. 변화무쌍하기가 이를데 없는 우리 정치판 이기에 국회의원이 되고 안되고는 팔자소관이라는 자조적인 얘기로 해석된다. 정씨와 윤비서관의 경우도 여기에 해당되는 것 같다.【신효섭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