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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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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지 5년, 베를린 주둔 미군부대가 8일 완전 철수했다. NATO군에 배속된 미군은 계속 구서독내 지역의 기지를 이용하고 있으나 베를린 주둔 미군의 철수는 구동독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러시아군이 지난달 철수를 끝냈으므로 2차대전당시 연합군부대의 베를린지역 완전철수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종전 49년만에 2차대전의 뒷마무리를 끝낸 셈이다. 베를린시는 반세기만에 완결된 2차대전 전후 처리를 자축하기 위해 1백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50여차례의 기념행사를 펼쳤고 마지막 부대의 철수행사에는 콜독일총리는 물론 미테랑프랑스대통령, 메이저영국총리도 참석했다. 미국서는 클린턴대통령을 대신하여 크리스토퍼국무장관이 동석했다. ◆2차대전 끝무렵인 1945년4월 나치 독일군을 몰아내고 베를린을 함락시킨 것은 구소련군이었으나 독일 분할 통치방침에 따라 미·영·프랑스군이 소련군으로부터 시역의 4분의 3을 이양 받음으로써 동서독 경계서 1백70나 깊숙이 들어간 서베를린이 철의 장막 넘어 적색천하의 백일점으로 남게 되었던 것이다. ◆미군 6천명을 주력으로 하여 소수의 영국군과 프랑스군으로 구성된 서베를린주둔군은 처음엔 주민들에게 아니꼽고 기분나쁜 점령군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48년에서 49년까지 4백62일간 계속된 베를린봉쇄와 61년이후 강행된 베를린장벽 건설등 위기를 겪으면서 주둔군은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보호자로 바뀌었다. ◆서베를린을 백일점으로 지킨 주둔군이 통독에도 크게 기여했음은 이를 나위도 없다. 그래서 떠나는 사람이나 보내는 사람이나 석별의 아쉬움이 남다르기만 하리라. 저쪽의 분단현장은 이렇게 정리되었는데 이쪽의 분단현실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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