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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WTO”/야 “UR”/용어 신경전

입력
199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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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위기부각 대정부공격 호재로 “애용”/“쌀개방연상 이미지 나빠” UR사용 회피 WTO냐 UR냐. 무슨 영어시험문제가 아니다.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 이어 출범하는 세계무역기구(WTO)체제에 가입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가 벌이는  신경전이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될 이 문제를 놓고 여야는  용어사용에서부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있다.

 민자당은 9일 정기국회에 대비한 의원세미나에서 앞으로 UR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WTO라는 용어를 쓰겠다는 것이다. UR라는 말이 이제는 정확하지도 않을 뿐더러 이미지도 나쁘다는 주장이다. 권해옥수석부총무는 『UR는 이제 끝난 문제』라며 『이제 새로운 무역질서인 WTO에 가입하는 문제가 남아있으므로 UR라는 용어자체를 머리속에서 없애달라』고 의원들에 게 요청했다.

 민자당이 이처럼 UR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 말이 쌀등 농산물개방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대신 WTO는 미래지향적이면서 우리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을 상징한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실제 정부가 국회에 비준동의를 요청해놓은 협정의 정확한 명칭은 「WTO설립을 위한 마라케시 협정」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여전히 UR쪽에 무게를 싣고있다. 우루과이라운드가 「(농업이)우르르르」라는 느낌을 주기 때문인지 각종 공식발표등에서 WTO보다는 UR를 선호한다.

 무역입국을 강조하는 여당의 WTO와 농업위기를 부각시키는 야당의 UR주장은 벌써부터 치열한 공방에 들어간 셈이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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