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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는 「동해」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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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는 「동해」다(사설)

입력
1994.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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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익·국위의 신장과 선양을 주임무로 하는 외무부가 스스로 국위를 실추시키는 시행착오를 저지른 것은 한심한 일이다. 12일부터 서울서 열리는 북·서태평양환경보존회의에서 채택할 실천계획문안중 외무부가 실무회의서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기로 동의했다가 거센 반발이 일자 뒤늦게 취소, 계획서의 채택자체를 거부키로 했다는 것이다. 한낱 해프닝으로 넘기기에는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

 동해표기를 놓고 일본해라고 억지주장을 펴는 일본과 날카롭게 대립해 오고 있음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는 외무부가 한때 선뜻 양보한 것은 「외교적 실수」임이 분명하다.

 동해는 조선조초기부터 엄연히 「조선해」 또는 「창해」로 기록되고 불리어왔으며 16세기 유럽 각국이 극동에 진출하면서 제작한 대부분의 고지도에도 명백히 「조선해」 「한국해」로 표기됐다.

 대표적 예로 1762년 프랑스의 유명한 해도제작자 로베르 드 보강디가 제작한 극동지도에도 그렇고(한국일보 92년9월9일자) 15년뒤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차타교수가 만든 지도에도 「한국해」로 명기했다.

 일본도 명치초기까지에는 동해를 모든 지도와 기록에 「조선해」로 하거나 동해를 반으로 갈라 한국측은 「한국해」로 일본측은 「일본해」로 규정했었다. 이것을 노일전쟁에서 승리한 뒤부터는 일본해라고 사용하다가 1910년 한국을 강점한 뒤에는 아예 일본해로 못박았다. 우리의 주권이 없었던 1928년 국제 수로회의에서 일본해로 공인받았던 것이다.

 따라서 정부수립으로 주권이 회복된 후에는 당연히 「한국해」 「동해」로 환원돼야함에도 일본은 소위 관례와 공인을 들어 일본해를 고집하고 있는 현실이다. 지난 86년 한일간의 해난협정 논의때는 「동해」와 「일본해」로 맞선끝에 「관계국사이의 바다」로 표기되기도 했다.

 우리로선 마땅히 「한국해」 「동해」로 환원시켜야 하며 어떤 이유로도 양보해서는 안될 사안이다. 때문에 92년8월28일 제6차 유엔지명표준화회의에서 남북한은 러시아의 협조 아래 일본해를 「동해」로 정정 환원시킬 것을 정식제기, 아직도 계류중이며 그해 2월 니가타(신석)에서 열린 「환동해교류권국제포럼92」에서 남북 한학자등은 동해 또는 평화해, 극동해, 청해, 김강해등으로 고칠것을 역설한바 있는 것이다.

 물론 이번 환경회의를 유엔이 주관하고 또 유엔환경개발계획에서 작성한 문안에 일본해라고 여러군데 표기해 온 것을 외무부가 한군데만 표기를 허용하고 이번에만 표기에 동의한다고 제한을 가한 것을 모르는바 아니다. 그러나 단 한차례가 「일본해」를 동의해 주는 빌미가 될 수 있는만큼 처음부터 거부, 수정을 요구했어야 했다.

 동해를 일본의 억지대로 통용시킬 경우 국위실추는 물론 내부적으로도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동해는 일본의 안마당이 되고 또 우리의 애국가도 고쳐야 할 지경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외무부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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