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위주 강세대중주 “허덕”/일반선호 금융주 등 연초비 오히려 하락 9일상오10시13분. 서울 여의도 럭키증권 본점앞 종합주가지수 전광탑. 세자릿수였던 종합주가지수가 네자릿수, 즉 1000대로 바뀌었다. 그러나 20분후부터 주가가 밀리기 시작, 결국 하루전보다 6.64포인트 떨어진 9백84.80으로 마감됐다. 주가지수가 네자릿수에 들어선 것은 지난89년4월4일의 1000.98이후 5년5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주식시장 관계자들은 『주가지수 1000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인 대세상승이 시작됐다』고 흥분했다. 물론 일부 관계자들은 『89년에 주가지수는 4월1일의 1007.77을 정점으로 4일만에 1천대가 무너졌고 이후 92년8월21일의 4백59.07까지 곤두박질쳤다』며『과열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9백40대에서 장기간 횡보하던 주가지수가 갑자기 떠오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 월요일(5일)부터. 이날 21포인트나 폭등하면서 「박스권」을 탈출했고 이후에도 강세기조가 이어져 5일사이에 50포인트 가까이 껑충 뛰었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강세장이 만병통치약』이라는 말과는 반대로 일반투자자들의 불만이 오히려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일반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거래대금 기준으로 65∼70%에 달한다. 수로 따지자면 전체 2백여만명에 달하는 투자자중 거의 1백%가 이들이다.
불만은『주가지수는 1000, 체감지수는 500』으로 요약할 수 있다. 주가지수는 1000에 성큼 다가섰지만 그 덕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히려 손해까지 보는 바람에 화병이 날지경이라는 투자자들도 상당수다.
요즘 장세는 이런 면이 강하다. 이동통신 삼성전자등 몇몇 고가주의 초강세―대중주 소외가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대중주인 은행 증권 투금등 금융주와 보험주의 경우 최근 며칠간 오름세를 타기는 했지만 연초 주가에 비해 여전히 평균 25∼8%가량 뒷걸음질친 상태(8일 현재)다. 싼맛에 대량매입했던 우선주는 주가가 급락, 연초까지만 해도 보통주에 비해 10∼15% 정도 뒤처졌던 것이 8월초에는 20%로, 9월8일에는 32%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따라서「주가지수 1000시대」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이다. 우리나라와 대만정도만이 유독 일반투자자들이 많은 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포항제철 한전등을 국민주로 공모하는등 정부가 일반투자자를 주식시장에 끌어들이는데 한몫을 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밑바탕인 「개미군단」이 계속 소외된다면 지수1000은 수치이상의 아무런 의미가 없는「속빈강정」에 불과한 것이다.
최근의 지수 급등 요인으로는 시중자금사정의 안정세, 외국인주식투자한도 확대, 96년 금융자산 종합과세 실시, 경기확장세등이 꼽히고 있다. 즉, 기관투자가들이 상장기업의 상반기 실적호전과 투자한도 확대에 대한 기대감, 종합과세시 주식시장의 상대적 유리등을 고려해 선취매에 나선 가운데 통화당국이 추석자금으로 4조원을 방출키로 하면서 뭉칫돈이 급격하게 유입돼 「사자」주문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주식을 사기위해 증권사에 맡겨놓은 고객예탁금은 이달들어 8일까지 7일동안 약3천억원 증가, 3조원을 바라보고 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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