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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자원재활용」어떻게 하나/폐품재생 “신제품 원료로”/폐차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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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자원재활용」어떻게 하나/폐품재생 “신제품 원료로”/폐차부품

입력
1994.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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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벤츠사 자동차 재처리율 80%선/“원가 절감… 국제경쟁력 제고” 효과/자동차설계때 재활용 어려운 플라스틱 사용 억제 「자동차를 재활용한다」 세계 최고급 승용차 메이커인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사는 자동차부품의 재활용률을 높이는데 사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벤츠자동차의 부품재활용운동은 폐차에서 뜯어낸 부품을 수리용으로 사용한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처음부터 재활용이 가능한 알루미늄등으로 부품을 만들어 자동차를 조립해 판매하고 이 자동차가 폐차되면 부품들을 수거, 새로운 부품을 만들어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부품재활용률을 높이면 제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게 돼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우리나라의 자원재활용운동이 기껏 종이나 유리병·알루미늄깡통을 수거해 재처리하는 수준인데 비해 유럽의 자원재활용운동은 자동차를 재활용하는 차원으로까지 발전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벤츠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의 환경기술담당 부사장인 허버트 콜러박사는 『자원재활용이 국제경쟁력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까지 말했다. 냉전종식 이후 국제사회의 최대 이슈로 부각된 환경보호를 실천하지 않는 기업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사가 지난해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C클래스 승용차는 벤츠사의 이같은 철학이 본격적으로 반영된 모델이다. C클래스 승용차는 디자인 단계서부터 해체가 쉽도록 설계됐다. 쉽게 뜯을 수 있어야 부품을 최대로 수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품이 알루미늄등 최대한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로만 만들어진 것은 물론이다.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의 사용을 극도로 제한해 플라스틱 부품의 비율은 전체의 8%에 불과하다. 이렇게 해서 조립된 벤츠 C클래스는 전체 부품의 80%를 재활용할 수 있을 정도다. 대부분의 다른 자동차업체들은 아직 부품재활용의 개념조차 정립하지 않은 상태인데도 벤츠는 이 비율을 조만간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벤츠사는 판매나 애프터서비스 체계도 자원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전면 개편했다. 또 부품수거가 용이하도록 세계 전역에 1천2백52개의 폐차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17개의 전문 자원재활용공장과 계약을 맺고 있다. 폐차의 수거시간을 보다 단축하고 부품재활용률을 높여 제조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폐차 신고센터와 부품재처리공장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자동차 부품재활용에는 BMW나 폴크스바겐등 독일의 다른 자동차회사들도적극 참여하고있다. 머지않아 자동차회사의 자원재활용 의무를 규정한 법률이 발효되기 때문이다. 이 법은 자동차 생산회사나 판매회사가 자사의 제품을 수거해 일정비율 이상의 부품을 재활용할 것과 이를 위해 가능한한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로 부품을 만들 것을 규정하고 있다. EU의 가장 강력한 회원국인 독일에서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전 세계 자동차업계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은 분명하다.

 이와 관련해 벤츠는 최근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와 자원재활용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미쓰비시가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의 자동차시장에서 자원재활용을 위한 마케팅 및 재처리공장 설립을 맡고 벤츠는 이에 필요한 노하우와 기술을 제공한다는게 협약의 골자이다. 『독일이나 일본처럼 부존자원이 부족한 나라들은 폐차더미 속에 포함돼 있는 값비싼 부품들을 그대로 버릴 여유가 없습니다』

 두 회사의 동맹관계에 대해 메르세데스 벤츠의 홍보담당자인 크리스티안 다우씨가 던진 이 말이 우리나라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보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슈투트가르트=김현수기자】

◎쓰레기/영 처리장 MRF에 가본다/밀튼케인즈시 소재… 매주 6백톤처리/종류별로 과학적 분쇄·재생, 수출까지

 런던근교의 아담한 전원도시인 밀튼 케인즈는 분당 일산등 신도시건설계획이 발표됐을때 가장 바람직한 신도시의 모형으로 우리나라에 소개됐던 영국의 신도시다. 이 밀튼 케인즈가 요즘 다시 우리의 교훈이 되고 있다.

 영국 최대의 쓰레기 재활용 플랜트인 「MRF」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완공된 이 공장은 매주 6백톤의 생활 쓰레기를 재활용, 「쓰레기는 자원」이라는 인식을 뿌리내리게 하고 있다.

 쓰레기 더미를 컨베이어에 올려 놓으면 먼저 쇠붙이와 알루미늄깡통등이 전기자석라인에서 걸러져 수집함에 넣어지고 뒤이어 플라스틱 종류도 엑스레이 판독장치등을 통해 종류별로 걸러진다. 우유병등 플라스틱 종류는 잘게 분쇄된 뒤 이들을 원료로 신제품을 만드는 공장에 판매된다. 압축된 종이와 유리병등은 네덜란드·프랑스등지로 수출되기도 한다. MRF는 가동된지 1년도 안되는 사이에 8억여원의 수입을 올려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인구 19만명의 밀튼 케인즈에 재활용 바람이 인 것은 현재 MRF의 운영을 맡고 있는 종교자선단체 CROP가 1982년 설립되면서부터.

 CROP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면서 환경을 보호하자는 의도에서 유리병과 캔 종이 분리 수거시설을 시 곳곳에 설치, 쓰레기 수집에 나섰다.

 시의회도 CROP의 활동에 자극받아 우선 5천6백가구를 시범대상으로 정해 「각 가정(DOOR TO DOOR) 쓰레기 재활용 프로그램」을 전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신문과 잡지등 종이류를 담을 붉은 색 상자와 깡통 유리병 플라스틱병등을 담을 청색상자를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상자에 쓰레기가 가득차면 상자를 분리수거장으로 옮긴 뒤 분류, 처리하는 방식이다.

 시의회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되는 쓰레기가 점점 늘어나자 지난해 이 공장을 건설한 것이다.

 현재 밀튼 케인즈시의 쓰레기 재활용률은 2000년 영국의 기준치인 25%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

 시의회 재활용팀 책임자인 케이스 엘리씨는 『쓰레기 재활용은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밀튼 케인즈의 재활용 공장은 지방의회와 시민들이 협력해 거둔 환경운동의 표본』이라고 말했다.【밀튼 케인즈=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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