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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의 변화(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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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리의 변화(앞과 뒤)

입력
1994.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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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이래 조심스런 행보벗고 「역할수행」 자신감/아시아3국 순방 호평계기… 업무추진에 “의욕” 아시아 3개국순방을 마치고 지난 5일 귀국한 이영덕총리의 달라져가는 모습이 관가주변에서 조그마한 화젯거리가 되고 있다. 이회창파동으로 통일부총리에서 총리에 전격 발탁된뒤 4개월여동안 조심스런 행보를 보였던 이총리가 이번의 순방외교를 계기로 전에 볼 수 없었던 여유와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총리는 베트남과 방글라데시등의 방문국이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나라라는 측면이 있긴 했지만 이번 순방에서 정상을 대리하는 총리외교의 새 모델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이총리의 방문이 시기적으로 겹친 무라야마(촌산)일본총리와 비교되며 연일 대서특필되었다. 이총리는 현지에서의 환대는 물론 국내에서도 취임후 가장 호평을 받은 셈이다. 총리실의 한 간부는 이를 놓고 『이총리는 이번 순방외교를 통해 자신에 대한 호의적 여론이 조성되고 있음을 느꼈고 이를 자신감 회복에 연결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구조적으로 제한돼 있는 총리의 역할이 3개 외국을 돌아봤다고 해서 쉽게 바뀌겠느냐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순방전후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이총리는 이회창전총리와 필요이상으로 비교되며 취임이래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줄곧「의명총리」「용각산총리」등으로 불려지는 평가절하를 감내해야만 했다. 주변의 냉랭한 시선에 파묻힌 탓인지 이총리 스스로도 자신감있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소극적 태도와 주변의 따가운 반응이 악순환되는 형식이었다. 이총리는 이번 순방에 대해서도 『정기국회를 코앞에 두고 외유나 다닌다』는 비난을 받을까봐 주저하기도 했다.

 순방후 달라진 이총리의 모습은 지난 6일에 있었던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확인되었다. 이총리는 평소와 달리 시종 밝은 표정으로 화제를 끌어내는등 대화를 주도했고 총리직 수행에 대한 새로운 각오를 피력하는등 매우 적극적이었다. 이총리의 달라진 모습이 앞으로의 집무에 어느 정도 반영될지는 사실 미지수이다. 그러나 취임후 처음으로 보이는 이총리의 여유와 자신감이 총리실은 물론 내각에도 상당한 활력소가 될것은 틀림없다. 총리실간부들까지『이제 일좀 할테니 지켜보아달라』고 의욕을 보이는 것도 보기에 좋다.

 이총리에게는 자신의 정치적 시험장이 될 가을 정기국회와 WTO가입의 국회비준등 산적한 현안이 가로 놓여 있다. 이총리가 현안을 풀어나가는데 있어 순방이 가져다준 의욕과 자신감을 어떻게 활용해 나갈지 주목된다.【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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