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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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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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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추석 때 시아버님께서 며느리들에게 선물을 주셨다. 동서에게는 예쁜 상자를, 큰 며느리인 내게는 봉투를 내미셨다. 그 순간 나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평소 시부모님께 선물대신 돈만 드린 것이 돈을 밝히는 며느리로 인식되어 선물을 돈으로 받는다고 생각하니 한심스러웠다」….◆…「애꿎은 방바닥만 손톱으로 긁다가 나왔다. 돌아오는 차속에서 봉투를 여는 순간 다시 내 좁은 소견이 부끄러웠다. 봉투 속에는 예쁜 카드 편지와 함께 도서상품권 10매가 들어 있었다. 편지엔 책을 많이 읽는 것 같은 내게는 물품대신 도서상품권을 넣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글은 도서상품권애용자 수기모집에서 대상을 차지한 임미애씨의 「시아버님과 도서상품권」을 요약한 것이다. 도서상품권을 구입하기 위해 벽촌에서 도시까지 나들이한 시아버지의 며느리및 책사랑과 도서상품권으로 최근 완결된 박경리씨의 「토지」를 사서 읽고 있다는 것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부는 독서의 계절이다. 「독서의 달」에 추석까지 앞두니 임씨의 글은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세계 10위권의 출판대국이면서도 우리나라 성인들의 독서열이 높지 않은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한국출판연구소 등이 지난해 조사한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성인들의 월평균 독서량은 1·2권이고 50·4%는 한권도 읽지 않는다. 1일 독서시간이 TV나 비디오 시청시간의 4분의1에 지나지 않는다. 오죽하면 독서진흥법을 제정했겠는가. ◆올 추석은 책을 선물하는 마음으로 맞으면 더 알차지 않을까. 휘영청 달밝은 밤에 책읽는 소리가 동화속의 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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