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장수」 하루2∼3백명 몰려 「스프리예즈덤」(환영)
러시아 「보따리 장수」들이 서울 동대문 평화·흥인시장등 의류상가의 주고객으로 등장했다. 시장입구마다 러시아어로 쓴 환영 간판이 내걸릴 정도다.
지난해 초부터 찾기 시작한 러시아인들은 요즘 하루 2백∼3백명이 몰려 값싼 의류를 한꺼번에 수십∼수백벌씩 사간다. 머리띠 스카프 핸드백등 액세서리종류도 인기 품목이다.
러시아인들은 1주일 정도의 관광 비자를 받아 입국, 2∼3일간 시장을 돌며 서툰 영어로 시장조사를 한 뒤 값이 가장 싼 곳에서 물건을 공항으로 직접 배달해 주도록 주문하고는 나머지 며칠간 서울 관광을 즐기다 돌아간다.
지난 4일 모스크바에서 온 미하일씨(38)는 『한국에서 옷을 사다 모스크바에서 3∼5배의 값으로 팔아도 물건이 달려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러시아 고객이 늘자 어깨와 가슴폭이 넓은 서양인 체형에 맞춰 만든 제품만을 파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어로 된 가격표등 안내장까지 마련해 두고 있다.
평화시장 의류 도매상 「강원사」 주인 이시룡씨(54)는 『백화점에 의류 상권을 넘겨준 이 곳의 명맥을 러시아 보따리 장수들 덕에 잇고 있다』고 말한다.
「러시아 특수」와 함께 주변의 이스턴관광호텔 센추럴호텔등 숙박업소들도 투숙객의 3분의1이 러시아인일 정도로 덩달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선연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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