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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과속·음주운행 말라” 연중캠페인/윤화줄이기 “감속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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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과속·음주운행 말라” 연중캠페인/윤화줄이기 “감속정책”

입력
1994.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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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주택가주변 20마일 제한/인도·횡단로엔 “주의”경고 색깔

 선진국중에서도 교통사고가 적기로 소문난 나라 영국이 지금 대대적인 교통사고 줄이기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그 핵심은 감속(감속)정책이다.

 런던의 학교 주변과 주택가 부근에는 붉은색 동그라미안에 「20」이라 씌어있는 표지판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학교로 통하는 모든 길과 주택가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어김없이 이같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시속 20마일(32㎞) 이상으로는 주행할 수 없다는 경고판이다.

 경고판만이 아니다. 학교부근 횡단보도에서는 속력을 내려 해도 낼 수 없도록 돼 있다. 횡단보도에 이르면 승용차 한대만이 양쪽으로 겨우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도로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횡단보도도 차도나 인도와는 색깔이 다르다. 운전자가 멀리서도 위험지대에 들어서고 있음을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하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횡단보도 양편에는 장애물이 일정 간격으로 세워져 있다.

 물론 이런 안전장치가 아직은 모든 주택가나 학교지대에 설치돼 있지는 않다. 그러나 사고다발지역을 중심으로 안전지대 설치가 확산되면서 보행자 사고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게 영국 교통부 도로안전 책임자의 설명이다.

 영국의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은 속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위험지대 곳곳에 무인 속도감지 카메라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처럼 제대로 작동이 안되는 전시용이 아니다. 규정속도 이상으로 달리다 보면 감지 카메라가 설치된 곳에서 1㎞정도 지난 곳에 대형 스크린이 나타나며 과속정도와 자신의 차량 번호가 비춰진다.

 자동차의 속도감을 강조하는 광고를 방송 신문 잡지로 내보내는 것도 금지됐다. 대신 「과속은 생명을 앗아가는 최대의 적」이라는 내용의 홍보 광고가 집중적으로 전파를 타고 안방에 전해지고 있다. 과속 운전에 대한 운전자의 의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같은 감속정책은 보행자 사고의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합리적인 속도기준 마련을 위한 세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영국 교통부 도로안전과장 리처드 존스씨는 『도로교통연구소에서 보행자 사망 및 상해 사고의 원인을 정밀 분석한 결과 운전자들이 제한 속도를 무시하고 주행하는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또 보행자가 시속 40마일(64㎞), 30마일(48㎞)로 주행하는 차와 충돌했을 때 각각 85%, 45%가 사망한 반면 시속 20마일의 차에 치인 보행자는 20명중 1명만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난 연구 결과는 기존의 속도 정책을 반성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감속운전은 보행자의 생명을 구하는 길입니다』 보행자의 생명을 제일로 여기는 영국의 감속정책은 우리나라에도 귀감이 되고 있다.【런던=김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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