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고조… 공식승계 징후는 없어/「애도」 여운속 경축행사 축소될듯 9일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수립된 지 46주년을 맞는 「9·9절」이다. 북한은 최대 공휴일중 하나인 이날에 앞서 통상 관례대로 8일 하오 평양 「2·8 문화회관」에서 중앙보고대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강성산정무원총리가 경축보고를 통해 김일성사망을 애도하고 김정일의 추대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는 김일성사후 공식적인 권력승계절차는 밟지 않았더라도 김정일이 최고실력자로 건재하다는 사실을 내외에 과시하는데 초점이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북한은 9·9절을 고비로 김일성에 대한 애도 분위기를 김정일을 국가주석등에 선출하기 위한 추대분위기로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올해의 관련 행사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의 경우 역시 8일 하오 중앙보고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강성산은 보고를 통해 ▲우리식 사회주의 고수 ▲김부자에 대한 절대적 충성을 통한 사회주의의 필승 ▲김정일의 영도로 튼튼한 경제기반과 국방력을 갖춘 사회주의의 보루등을 강조했었다. 이어 9일에는 애국열사릉 화환증정식과 전승기념탑 꽃바구니 증정, 인민군열사탑 화환증정, 경축연회, 평양시 청년학생 경축야회등의 관련 행사가 치러졌다. 올 9·9절 행사도 지난해 프로그램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대한 수령」에 대한 주민들의 애도분위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축연회나 경축야회 같은 행사는 생략되는등 행사규모가 오히려 더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이날 중앙보고대회에 앞서 김일성사망 두달에 즈음한 화환증정식을 가지고 이날자 노동신문등을 통해 김정일 찬양발언을 더욱 강도 높게 되풀이 함으로써 그의 수령추대가 임박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하지만 공식 승계발표는 오는 10월10일 조선노동당 창건기념일이나 김일성사망 1백일째인 10월16일 이후가 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9·9절이란 북한에서 상당한 의미를 가지는 날짜를 전후해서도 국가주석 추대를 위한 회의소집등의 징후는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 관영 중앙방송에 의하면 노동신문은 이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서거한 지 두달이 지나도록 인민들의 신뢰와 흠모의 정은 계속되고 있다』며 『김일성동지는 곧 김정일동지이시며 우리에게는 위대한 김정일동지께서 서 계신다』고 강조했다. 만수대 언덕 김일성동상 앞에서 열린 화환증정식에는 강성산총리와 부주석들인 이종옥, 김영주, 김병식에 이어 김영남당외교부장, 최광총참모장, 계응태당공안담당비서, 한성룡당경제담당비서등 당·정 고위인사들이 참석했으며 김정일명의의 화환이 증정됐다. 이 자리에서 평양시 행정경제위원장 박남기는 추모발언을 통해 『우리 당과 인민의 위대한 영도자이신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동지의 영도밑에 어버이 수령님께서 개척하신 주체혁명위업을 끝까지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번 9·9절 행사의 최대 관심사는 중앙보고대회등을 통해 김일성의 죽음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은 북한의 향후 정책방향이 제시될지 여부였다. 그러나 이날 중앙보고대회에서는 「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이나 「연방제 통일방안」등 기존 정책들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져 새 정책은 김정일의 공식 취임 때나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홍윤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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