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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 박물관에 한국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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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영 박물관에 한국관 만든다

입력
1994.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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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개관목표… 문화재 등 3천점 전시, 양반집 사랑방도 오는 97년 개관예정인 대영박물관의 한국관개설 준비작업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한국관이 들어서는 곳은 대영박물관 북쪽의 동양전시실 2층으로 현재 도서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영박물관측은 96년까지 이 도서관을 이전하고 이곳에 4백㎡ 규모의 한국관을 꾸며 우리 유물과 예술품을 전시하게 된다.

 한국관개설 준비작업을 맡고 있는 큐레이터 제인 포탈여사는 벌써부터 세계 각지로부터 우리 예술품들을 수집하고 한국문화에 대해 공부하느라 눈코 뜰새가 없다.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예술품은 문화재 1천점과 19세기 이후 선교사들이 가져온 3백여점의 조선시대 생활용품, 동전 2천점등 3천3백점 가량. 그러나 우리 문화의 진수를 알리는 문화재는 그다지 많지 않다. 사실 동양관이 있는 대영박물관의 북측입구와 2층 계단에 전시돼 있는 우리 문화재는 종류나 내용면에서 무척 빈약해 보였다.

 포탈여사가 한국예술품을 구입하는 일도 쉽지 않다. 동양관에는 포탈여사를 포함, 10명의 큐레이터가 있는데 연간 예술품구입비가 한정돼 있어 한국예술품을 구입하려면 나머지 9명을 모두 설득해야 한다. 그 다음 박물관의 운영을 맡고 있는 25인 관리위원회의 결정을 거쳐야 하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인지 포탈여사는 『최근 뉴욕에서 17세기의 관음보살상과 8폭짜리 병풍을 샀다』면서도 액수는 『절대 비밀』이라며 밝히지 않았다.

 한국관이 들어설 곳으로 기자를 안내한 포탈여사는 『이 곳은 자연채광이 되기 때문에 빛이 안들어 오는 일본관보다 위치가 더 좋다』며 『한국관에는 양반집 사랑방도 재현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훌륭한 문화유산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에는 잘 알려지지 않아 전문가들조차 중국이나 일본문화와 혼동하고 있다』는 포탈여사는 『자국의 문화를 외국에 알리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런던=김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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