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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예술사랑모임」창단/“실험적 순수연극”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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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예술사랑모임」창단/“실험적 순수연극”기치

입력
1994.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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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색채 짙은 「바람에 부러진…」첫공연 30대초반의 젊은 연극인들이 『실험적이고 순수한 연극을 해보자』는 기치를 내걸고 「작은예술사랑모임」을 창단했다. 주로 실험극장에서 연극수업을 받아온 김운기 박윤희 박현미씨등이 만든 이 극단은 첫공연으로 불교색채가 짙은 연극 「바람에 부러진 나무는 무엇을 탓하랴」(최문정작)를 15일까지 학전소극장(763―8233)에서 공연하고 있다.

 이 작품은 매월당 김시습의 고전소설 「금오신화」 중 한 부분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최고의 예술가가 되고자 하는 석공의 예술혼과 사랑을 주요 소재로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고 몸짓과 소리가 강조되는 독특한 연극을 만들어내고 있다.

 깜깜한 무대에 돌쪼는 소리만 들린다. 양생(장진 분)은 도박에 미친 석공이다. 우연히 양생과 윷놀이 도박을 하게 된 나그네(주진모 분)는 양생이 도박에 집착하는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양생은 자기 작품에 만족하지 못하는 불만을 도박으로 잊으려는 것이다.

 양생이 자기들을 부숴버릴 것을 염려한 석상들은 양생을 과거로 보낸다. 그는 임진왜란때 강간당해 구천을 떠도는 귀신과 사랑을 했었다. 그 여인을 돌로 만들어보려 했지만 매번 실패작이었다. 양생은 과거로 돌아가 악과 선이 한 몸에 있고, 욕망이 정신을 흐리게 한다는 것을 깨닫고 새롭게 석공의 길로 들어선다.

 「바람에 부러진 나무는 무엇을 탓하랴」는 이 작품의 제목이자 양생의 화두이다. 양생은 마음을 비우고 치열한 예술가의 길로 들어서면서 「돌 속에서 우주를 봐야한다」는 자기정진의 다짐을 되풀이한다.

 연출자 김운기씨는 『불교의 역사가 깊은만큼 한국적인 것의 원형에는 불교적인 것이 많다. 배우와 스태프가 불교를 이해하기 위해 스님에게 직접 참선 지도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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