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R비준 등 하반기 공세적 국정운영 시사 8일저녁 청와대에는 민자당과 국회에서 「벼슬」을 가진 여권인사들이 총집결했다. 김영삼대통령이 10일 개회되는 정기국회를 맞아 당정간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재차 강조하고 새해예산안과 WTO(세계무역기구)가입비준안처리등 차질없는 국회운영을 당부하는 자리였다.
이날 모임은 형식으로만 보면 새삼스러운 게 전혀 없다. 역대 정권이 이 시기만 되면 관례적으로 가져온 행사이고 현정부가 출범한 지난해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더구나 청와대관계자까지 포함, 40명이 넘는 매머드 모임이었던 만큼 어떤 비밀스러운 얘기를 나눌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이날 모임에 여느때와 다른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최근 외교안보정책의 혼선이나 잇단 당정불협화등으로 여권의 긴장도가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 만찬분위기가 다소 무거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김대통령이 농담을 섞어가며 시종 유쾌한 표정을 지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오히려 『당정은 국가를 운영해가는 두 수레바퀴인 만큼 활발한 토론을 통한 당정일체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했는가 하면 대북정책등 외교안보문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볼때 이날 모임은 김대통령이 여권의 결속을 바탕으로 하반기 국정을 다분히 「공세적」으로 이끌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당정모두의 책임감있는 자세를 주문하는 자리였다고 말할 수 있다.
실제 내년의 지자제선거를 의식한 야당은 벌써부터 정기국회를 대여기선제압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표출해왔다. 때문에 여권이 자칫 어설프게 덤비다가는 국회가 야당페이스로 끌려다니기 십상인 만큼 대통령이 직접나서 사전에 여권전열의 긴장도를 높일 필요가 제기됐다는 것이고 이날 만찬은 그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최근 행정구역개편문제등으로 당이 적전분열의 조짐을 보여온 것도 모임을 마련케한 한 동기였던 것같다.
한편 만찬에는 김종필대표 이춘구국회부의장을 중심으로 당9역과 국회상임위원장단등 42명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 박관용비서실장 이원종정무수석 주돈식공보수석등 5명이 배석했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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