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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조없는 북미대화 없다” 확인/한외무,미국무·국방 연쇄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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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조없는 북미대화 없다” 확인/한외무,미국무·국방 연쇄회담

입력
1994.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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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사찰 통한 한반도비핵화 중점/신뢰구축없는 「정전체제」변경 쐐기 방미중인 한승주외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측의 워런 크리스토퍼국무장관 및 페리국방장관과 연쇄회담을 갖고 북미간 연락사무소설치와 남북대화의 진전을 연계한다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는 남북대화의 재개가 북미간 연락사무소 설치보다 반드시 앞서 이루어져야할 전제조건은 아니라고 해도 북미대화는 남북대화와 상호보완적으로 균형있게 추진해야 한다는데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 이날 회담이 끝난뒤 크리스토퍼장관과 한장관이 각각 언론에 배포한 발표문의 내용으로 볼때 북미3단계회담의 재개를 앞둔 시점에서 한미공조체제를 강화한다는데 한미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제2차 북미 3단계고위급회담등 북핵문제해결과정에서 미국이 남북문제에 관해 좀더 구체적인 입장을 취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한장관은 지난번 제네바에서의 북미간 합의에 한반도비핵화부분이 포함돼 있는 만큼 앞으로의 북미회담에서는 이를 구체화시킬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돼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장관은 또 이러한 실질적인 방안의 마련이 연락사무소등 북미간 정치적 관계개선에 앞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정부입장을 전달, 미측이 이를 수긍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이와관련, 남북상호사찰을 통한 한반도비핵화선언의 이행이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측이 이날 회담에서 북미관계개선문제에 관해 미국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 뒤 북핵문제해결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한 것은 최근 한국내에서 일고 있는 비판적 여론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정책목표가 북핵문제의 광범위하고 철저한 해결과 이에따른 북미관계개선을 통해 북한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확보하는데 있지 평양측과 뒷거래를 하려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장관도 이날 회담에서 북미수교등을 통해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시키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입장임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장관은 그러나 미국이 연락사무소설치등 북미관계개선을 최우선목표로 삼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문제를 일으키면 보상을 받는다」는 잘못된 인식을 국제사회에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미관계개선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그전에 현단계에서는 북한이 치러야할 「대가」를 확실히 확보하는 데 정책의 우선목표를 두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미양국은 이와관련, 북한핵의 과거투명성도 반드시 확보돼야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그 전제위에서만 북한에 경수로가 지원될 수 있다는 점도 거듭 확인, 이번 회담의 의미를 분명히 했다.

 한편 한장관과 페리미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는 북한의 평화협정공세에 대한 대처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최근 중국을 종용, 군사정전위에서 중국대표단을 철수토록 한 것은 앞으로 북미회담에서 평화협정으로의 전환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포함, 남북간의 군사적 신뢰구축이 선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협정체결주장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평화협정을 체결한다 하더라도 그 주체는 당사자인 남북이 돼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도 이러한 한국정부의 입장에 완전 공감, 북한이 제2차 3단계회담에서 평화협정문제를 들고 나올 경우 긴밀한 한미공조를 통해 대처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워싱턴=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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