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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당의 패싸움/이영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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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당의 패싸움/이영성 정치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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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상오의 신민당최고위원회의는 사표를 내고 잠적했던 김동길공동대표가 1주일만에 당무에 복귀하는 자리여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결국 이날회의는 폭력으로 얼룩지고 말았다. 40분이나 늦게 나타난 김대표는 인사말에서 『내가 없으니 당이 더 혼란해져서 복귀한다』고 미안한 기색이라고는 찾아볼수없는 표정으로 태연하게 귀가의 변을 늘어놓았다. 범부들도 집을 나갔다가 돌아올 때면 머리를 긁적거리는게 인지상정인데, 김대표는 『나없이는 안될 것 같아서…』라며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었다.

 이를 바라보는 비주류측도 마찬가지였다. 비주류의 중심축인 양순직최고위원은 이날 회의가 대표의 사퇴 번복이라는 추문을 다루는 「부끄러운」장인줄 알면서도 공개를 주장했다. 일을 수습하자면 국민의 눈이 무서워서라도 조용조용 분란을 마무리했어야 했을 것이다.

 공개회의를 지켜보는 원외지구당위원장과 당원들은 한술 더 떴다.

 유수호최고위원이 김대표와 박찬종대표, 그리고 양최고위원에게 각각 아픈곳을 묻는 질문을 했다. 김대표에게는 습관성사표제출이 무책임한 처사가 아닌지를, 박대표에게는 야권통합의 이유가 자신의 정치적야심을 달성하기 위한 방편이 아닌지를, 양최고위원에게는 당권에 욕심이 있는지를 각각 물었다.

 그러자 김대표측 당원들은『그만해』라고 고함을 쳤고 이에 맞서 비주류 당원들은『너희나 그만해』라고 삿대질을 해댔다. 양측간에 심한 몸싸움이 10여분간 계속됐고 회의장은 이내 아수라장이 됐다.

 세상사에는 할 말과 못할 말, 할 일과 못할 일이 있다. 이를 구별하지 못하고 무분별한 언행을 하면, 가혹한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정치인의 경우 그 구분이 보다 엄격하게 적용된다. 정치인이 공인으로서 국민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6일의 신민당 최고회의는 이 규범을 깡그리 무시하고 있었다. 새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신민당의 현 주소였다. 신민당은 정치의 금도부터 우선 배워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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