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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보병들 「동지」 돼 구슬땀/냉전마감… 사상 첫 합동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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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보병들 「동지」 돼 구슬땀/냉전마감… 사상 첫 합동훈련

입력
1994.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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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유지군으로 가상국 분쟁해결/최정예 사단·최우수지휘관 투입/헬기·장갑차동원 순찰 실전방불 「평화유지자 94」. 지난 2일부터 미국과 러시아군 보병들이 사상 최초로 실시하고 있는 합동군사훈련의 작전명이다.

 오는 10일까지 계속될 이 작전은 양국군이 유엔의 평화유지군으로서 민족분쟁이 발생한 가상국가「아틀라스」에 진입, 분쟁을 종식시키고 자유민주선거를 통해 평화가 정착되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양국군은 모스크바 남동쪽 1천1백 지점인 오덴부르그주의 토츠크 러시아군 훈련기지에서 헬기와 장갑차등을 동원한 합동순찰을 실시하고 검문소를 설치해 불순분자를 검문검색하며 각종 지뢰의 제거, 피란민 수용소 건설, 보급물자의 수송등 실제상황을 방불케하는 가상훈련을 하고 있다.

 양국군은 합동참모지휘부를 구성해 각종 상황을 처리하고 통신체제등을 공동운영하고 있다. 양국은 이번 작전을 위해 각각 최정예사단과 최우수지휘관을 투입했다.

 미국은 레오나르도 홀더준장이 사단장으로 있는 독일 슈바인푸르트주둔 제3보병사단을 작전에 참가시켰다. 미노스캐롤라이나주 캠프그린에서 창설된 이 사단은 제 1,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으며 특히 지난 50년 9월∼ 53년 7월 한국전쟁에 투입돼 1만명의 병력이 전사하기도 했다. 지난 58년 서독에 주둔한 이래 91년 걸프전에 참전했으며 최근에는 유엔평화유지활동의 일환으로 마케도니아 이라크북부 자이르 르완다등에도 병력을 파견하기도 했다. 총1만4천명중 이번 작전에 참가한 병력은 2백50명의 정예요원들이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홀더준장은 텍사스대를 거쳐 하버드대학에서 유럽역사를 전공,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웨스트포인트에서 역사학 교관, 나토의 정치참모부에서 근무한 지장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번 훈련은 규모가 크지 않으나 양국이 처음 실시하는 합동군사작전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이 서로 배우고 가르친다는 자세를 통해 합동 전술을 구사하고 각종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제 27경보병사단 역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최정예부대. 지난 1917년 10월 혁명이후 내전에 참전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중인 지난 41년 모스크바방어 작전과 지난 45년 독일 베를린 공격의 선봉에 서기도 했다. 지난 91년 서부군구 소속에서 92년 평화유지군의 임무를 맡아 몰다비아와 코카서스지역에서 활동했으며 그 공로로 부대원중 1백27명이 훈장과 메달을 받기도 했다. 이번 작전에는 미군과 마찬가지로 2백50명의 병력이 투입됐다.

 사단장인 아나톨리 시자킨소장은 타슈켄트 군사대학을 졸업하고 보병부대 대대장을 거쳐 푸룬제 군사참모대학을 나온 뒤 연대장과 사단참모장을 거친 전형적인 무골로 보병전투의 귀재라는 평을 듣고 있는 인물이다. 시자킨소장도 『평화유지군으로 양국이 참모부등 합동지휘부를 통해 병력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고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이번 작전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양국의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러시아내의 극우민족주의 세력과 공산주의자들은 『미군이 러시아땅을 점령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직접 열차를 타고 훈련기지근처까지 접근, 시위를 벌였으며 모스크바에서 반대데모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훈련은 별 차질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러시아언론들도 대부분 긍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미·러시아 양국은 내년에도 이와 같은 작전을 미국에서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이번 훈련은 양국군이 유엔평화유지군으로서 새로운 공조체제를 구축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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