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언킹」「스피드」 100만 동원 1·2위/필름배급제한 해제로… 「트루 라이즈」도 흥행돌풍/국내작은 「구미호」만 겨우 체면유지 올해 여름시즌에는「라이언 킹」과 「스피드」등 2편의 직배미국영화가 관객 1백만명(이하 서울개봉관 기준) 이상을 동원한데 비해 국산영화는「구미호」(5일 현재 20만명) 한편을 빼고는 모두 흥행에 참패, 직배영화의 위력이 한층 거세졌음을 보여주었다.
상영중인 2편의 직배미국영화외에도 8월중순 개봉된 직배영화「트루 라이즈」 역시 지난 4일 현재 이미 50만명을 넘어섰는데 추석대목까지 이어질 경우 1백만명 동원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여름대목의 흥행빅3는 모두 직배미국영화가 차지하게 됐다.
직배영화의 위력은 지난해부터 폭발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여름 「쥬라기공원」이 1백만명을 넘어선데 이어 지난 4월엔 직배영화인 「쉰들러 리스트」가 4∼6월은 비수기라는 극장가의 통념을 깨고 95만여명의 관객을 끌어들였다. 8월말 현재 올해 관객은 지난해의 동기에 비해 10% 가량 줄었다는게 극장관계자들의 추산. 그런데도 직배영화 4편이 관객동원 1백만명을 기록했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영화나 국내수입업자의 몫이 줄었음을 말해준다.
올해 직배영화의 흥행돌풍은 지난 2년간에 비하면 엄청난 것. 92년 여름시즌에는 국내 동아수출이 수입한 「원초적본능」이 1위(97만명)를 차지했고 직배영화인 「미녀와 야수」는 59만명으로 2위, 한국영화「결혼이야기」가 52만명으로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여름에도 동아수출이 수입한 「클리프 행어」가 1백12만명을 동원, 직배영화인「쥬라기공원」(1백6만명)을 눌렀고 3위는 한국영화 「서편제」(1백3만명)가 차지했다.
이에 앞서 지난 겨울방학대목때도 한국영화「투캅스」가 86만여명을 동원, 각각 47만5천명, 38만7천명을 끌어들인 「피아노」(국내업자 수입)와「데몰리션맨」(직배영화)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올해들어 직배영화의 세력이 더욱 커진 것은 영화의 프린트 제한이 해제돼 직배사들이 대극장부터 소극장까지 무제한으로 필름을 배급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올 추석에도 「너에게 나를 보낸다」 「결혼이야기 2」등 대목영화로 예정됐던 한국영화가 직배영화들에 밀려 추석이후로 개봉일이 미뤄지고 있어 직배의 위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영화계에서는 보고 있다.【김경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