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학년도 4년제 대학의 입학정원이 올해보다 1만9천9백10명이 증원됐다. 이는 올해 증원분 1만1천8백90명 보다 67.45%나 많다. 지난 88년 졸업정원제가 입학정원제로 환원될 때의 2만여명 증원이후 가장 파격적으로 많은 것이다. 이같은 입학정원의 증원은 김영삼정부에 들어와 첫번째인 올해분으로 56%증원한데 이어 두번째인 내년증원분도 67%이상을 대폭증원함으로써, 대학의 입학문호를 활짝 열겠다는 정책의지로 보여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번의 대폭증원으로 해서 전국 4년제대학의 입학 총정원은 25만2천4백65명이 되었다. 이는 내년 2월 인문고와 실업고를 졸업하게 되는 65만5천3백21명 고졸 예정자의 38.5%까지 수용(진학률)하는 것이다. 올해 진학률 33.6%보다 무려 4.9%포인트가 신장돼 고학력지향정책노선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원래 4년제대학 진학을 않는 것이 전제인 실업고3생 28만2천2백41명을 제외한 인문고3생 39만3천명과 대비하면 64.23%의 수용률을 보여 미국의 대학진학률 60.3%를 앞섰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의 고학력풍조는 심화돼 있는 것이다.
또한 2만3천9백20명을 증원해 내년도 입학정원이 21만6천9백90명이 된 전문대학까지 합치면 우리의 고등교육기관 입학정원은 총46만9천4백명이나 돼 총고3생 65만5천3백명의 71.64%를 수용할 정도다.
대학의 입시문호가 크게 넓어졌다는 것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는 심리적 부담을 크게 완화시켜주는 요인이 된다. 입학정원의 많고 적음이 재정의 궁핍여부와 직결되는 군소대학들에도 반가운 일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학졸업자들을 산업에서 모두 수용할 수 없으리만큼 과다하게 양산한다는 것은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엄청난 부담이 된다는 것을 생각해가면서 대학의 입학정원을 늘려도 늘려야한다. 지금도 대졸실업자가 14만명이나 적체되었을 정도로 고학력취업난은 심각하다.
또 과다한 증원정책은 결과적으로 대학교육의 질을 떨어뜨림으로써 가뜩이나 형편없는 대학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교수·강의실·도서관등 교육여건과 시설은 그대로인데 정원만 무더기로 늘려 떠맡게 된 지방 군소대학의 교육 수월성추구가 어떻게 될 것인가. 대폭증원 그후를 생각하면 암담하기만 하다.
잘못된 출세주의교육관의 결과인 국민들의 고학력열기는 소위 3D현상을 초래, 기능인력난을 부추긴다는 것도 정책당국은 고려해야 한다.
전국민을 모두 대졸자화하지 못할 바에는 대학정원은 우리의 잠재능력을 감안해가며 소폭증원해야한다. 대폭증원만을 되풀이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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