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앞두고 이영춘씨 책펴내/여성참례 등 현실적 방법 제시/“기제사 4대조까지… 시제도 고려할만” 산업화와 핵가족화가 심화되면서 우리사회의 미풍양속은 사라지고 있다. 우리 정신문화의 뿌리이자 전통적 가치관의 근간인 제사 역시 조상을 공경한다는 본래의 의미가 날이 갈수록 퇴색돼 가는 추세이다.
추석을 앞두고 나온 「차례와 제사―지내는 예법과 얽힌 이야기」(이영춘 지음·대원사간)는 올바른 차례와 제사 모시기를 통해 부모와 조상에 대한 공경심을 새삼 일깨워준다. 특히 바쁘게 사는 현대인에게 예법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현실과 동떨어지지 않는 차례와 제사 방법도 일러준다.
지은이 이영춘씨(국사편찬위 편사연구사)는 『제사 예법의 기본 정신은 바로 공경과 정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제사의 기본 정신을 되살리는 「제사이야기」를 별도로 수록했다. 김수로왕과 남한산성의 제사를 비롯해 역사적으로 유명한 제사 이야기와 정성들인 제사, 그렇지 못해 부정탄 제사등에 얽힌 일화를 통해 조상 모시기는 공경과 정성에서 출발함을 보여준다. 제사에 개고기를 올린 이야기는 먹고 살기가 어려웠던 시절 개고기가 제사 음식이 될 수 있는지 서민들의 고민거리이었음을 알려주고 있고, 정성을 담아 준비한 음식은 개고기라도 제사 음식이 된다고 이 설화는 가르쳐준다.
제사의 수칙 10조는 현대인이 차례와 제사를 봉행하는 과정에서 흔히 갖게 되는 의문점에 해답을 제시한다. 지은이가 제시한 제사의 수칙 10조는 ▲마음을 재계하라 ▲예법을 확실하게 알라▲조상 전래의 관습을 준수하라 ▲귀신을 속이려고 하지말라 ▲제수는 분수에 맞게 준비하라 ▲수입식품을 쓰지 말라 등이다.
제사와 차례의 대상 조상은 4대조까지 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다만 수많은 기제사(기제사)를 지양하고 합동제사인 시제를 부활하는 것이 바쁜 현대생활에도 부합된다고 밝힌다. 기제사는 원래 고전 예법에 없던 것이었으나 조선시대에 들어와 제도화됐다는 것이다.
차례는 간소한 약식 제사로 요즘은 옛날과 달리 설과 추석에만 두차례 지낸다. 차례는 기제사를 지내는 조상에게 지낸다. 즉 고조부모까지 4대를 봉사하는 가정에서는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그리고 돌아가신 부모등 여덟 분의 조상이 대상이 된다. 2대를 봉사하는 가정에서는 조부모 부모 네분만을 제사한다.
차례의 상차림은 기제사와 같으나 몇 가지 점이 다르다. 먼저 적은 고기와 생선 및 닭을 따로 담지 않고 한 접시에 담아 미리 올리는데 이는 차례에서는 잔 드리기를 한 번만 하기 때문이다.
흔히 여성은 제사에 참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기」에 『제사는 부부가 함께 올린다』고 명시되어 있고, 「주자가례」에도 여성도 남자와 똑같이 제사에 참례하게 되어 있다. 특히 주부는 남편의 뒤를 이어 두번째 잔을 올리는 아헌을 담당하도록하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의 제사 참례는 현대에도 구현돼야 할 제례의 기본원칙이라고 지은이는 강조한다.【이기창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