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방송 동향·내부행사등서 조짐 나타나/중앙방송 “세계지도자가 「김」 공인”/군부대 등에 친필감사패 보내기도/9·9절 김주석추대 선전선동 기점될듯 최근 북한에서 김일성에 대한 애도기간이 끝나감에 따라 김정일의 권력승계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북한방송동향, 내부행사, 외교활동등을 통해 드러나고 있는 이같은 태도변화는 오는 9일 북한정권창건 46주년 기념일(9·9절)이 북한 선전활동의 무게중심이 김일성에서 비로소 김정일로 옮겨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일성의 죽음에 대한 북한의 「추도」분위기가 이제 「김정일추대」분위기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흘앞으로 다가온 9·9절은 김정일을 국가주석등으로 추대하기 위한 선전선동작업이 시작되는 기점이 될 것같다』고 말했다.
북한 중앙방송은 지난2일 중국, 베트남, 이란등 세계각국의 국가지도자들이 김정일을 최고영도자로 「공인」했다며 『최근 2개월간 1백70여개국의 지도급인물들이 김정일에게 5천여통의 전문을 보내 한결같은 염원과 기대를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중앙방송은 이어 3일 중국의 전기침부총리겸 외교부장이 방중한 송호경북한외교부부부장에게 『조선인민이 김정일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노동당의 두리에 굳게 뭉쳐 김일성주석 생전의 뜻을 실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또 4일에는 노르돔 시아누크캄보디아국왕의 축전을 소개하면서 『김정일원수는 조선의 전체인민과 전군에 의해 위대한 수령으로 선출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부관계자들은 북한 선전기관들이 이처럼 연일 해외인사들의 입을 빌린 「간접화법」형식으로 김정일의 지위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과 관련, 『내부에서 추대절차에 앞서 국제적으로 김정일이 공인받고 있다는 점을 선전해 권력승계를 기정사실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북한은 김정일의 건재를 과시하기 위해 최근 김정일이 군부대, 기업소등에 친필 감사문을 내려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선전했으며 지난1일에는 『10여일의 애도기간중 불면불휴의 정력적 활동을 벌였다』면서 이 기간중 김정일의 활동상을 장황하게 소개하기도 했다.
김일성사후 조문외교에 중점을 두어 오던 북한이 다시 경제 및 친선을 위한 특사파견과 외국인 초청등 정상적인 외교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한 것도 김일성애도기간이 끝물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들이다. 지난3일 귀국한 송호경부부장이 중국을 방문한 것 외에 현재 박성철부주석이 혁명25돌 경축을 위한 특사로 리비아를 방문중이다.
그러나 정부관계자들은 오는 9·9절에 김정일이 모습을 드러내거나 정식으로 「등극식」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김정일은 지난88년 정권창건40주년 행사에 참석했을뿐 지난해 45주년 기념식까지 이 행사에 직접 참석지 않았다. 강성산정무원총리의 보고연설등을 통해 김일성시대와 김정일시대사이에 획을 긋는 입장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유승우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