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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인구회의에의 기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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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 인구회의에의 기대(사설)

입력
1994.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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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촌 인류의 공존과 번영의 길을 모색하는 「94 국제인구개발회의」가 오늘부터 13일까지 카이로에서 열린다. 유엔과 유엔인구기금이 중심이 돼 열리는 이번 회의에는 1백80개국의 정부 및 민간활동단체 대표등 2만명이 참가, 21세기의 인구와 개발계획에 관한 활동계획을 작성하게 된다. 지구와 지구촌민이 살아남을 기본틀을 마련하게 되는 뜻깊은 회의로 알찬 성과를 기대한다.

 현재 전세계인구는 유엔 통계에 의하면 56억6천만명이다. 2025년에는 85억명이 되고 2050년에는 1백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구는 지금 인구폭발의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환경파괴, 삶의 질의 저하, 수명연장에 따른 고령화문제, 르완다 쿠바등의 전세계 5천만명에 이르는 난민등 많은 문제가 발생해 그 해결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가족계획이 성공해 인구증가율이 1% 미만으로 떨어져 2021년에는 인구가 5천60만명 수준에서 멈춘다지만 좁은 국토에 5천만명의 인구는 많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인구구성의 선진국화에 따른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문제, 외국인 불법체류자와 취업자증가, 환경파괴등 많은 문제가 제기되어 점점 지구차원의 인구문제에 얽혀들고 있다.

 이젠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인구문제는 이처럼 어느 한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해결책을 지구차원에서 모색하려는데 이번 회의의 가장 큰 뜻을 찾을 수 있다.

 최근 인구문제는 인구수량을 중시하던 거시적인 측면 못지않게 개인의 인권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미시적 측면도 강조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모든 인구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여성의 지위향상, 즉 여성의 출산권과 출산 보건문제가 가장 뜨거운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공 임신중절과 피임 문제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가톨릭의 본산인 바티칸이 생명의 인위적 조절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했고 회교국가들도 이에 가세함으로써 회의의 성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같은 종교계의 태도와 타민족이라면 학살까지도 서슴지 않는 민족우선주의, 그리고 후진국의 인구억제가 인구문제해결의 첩경이라는 선진국의 주장에 개발이 그 해결책이라는 후진국의 주장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에 이번 회의의 성공여부가 달렸다고 할 것이다.

 회의 참가자들은 이번 회의가 인구문제를 해결하는 마지막 기회라는 마음가짐에서 진지한 토의를 통해 바람직한 결과를 끌어내길 바란다. 지구의 넓이는 한정돼 있고 생활공간은 좁아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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