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보고서/세제강화·통화안정운영등 안정책 시급지난 20년동안의 지가와 경기, 주가 움직임을 면밀히 분석해본 결과 92년 2·4분기이후 계속 하락세를 보여온 땅값이 조만간 다시 상승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4일 조사됐다. 경기활황기인 현 시점에서 땅값이 재상승할 경우 곧바로 주택가격 및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땅값 재상승의 가능성에 대비, 토지세제의 강화등 강력한 지가안정대책의 마련이 시급하며 동시에 통화정책의 안정적인 운영이 절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75년이후 토지와 주식등 자산가격의 변동을 분석한 「자산가격의 변동과 거시경제정책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92년 2·4분기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지가는 93년 2·4분기중 2.8% 하락한 것을 바닥(저점)으로 차츰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94년 1·4분기중에는 0.4%, 2·4분기중에는 0.3% 하락에 그쳤다.
한은은 지난 1·4분기중 경제성장률이 91년 2·4분기이후 최고치인 8.8%에 이르는등 경기가 본격적인 확장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전제하면서 순환변동측면에서 볼때 지가의 바닥은 경기의 바닥보다 1년6개월∼2년 늦어지고 있으므로 최근의 경기추세를 감안할때 지금이 지가가 바닥에 도달한 후 곧바로 상승세로 반전하는 시기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75년이후 지가 주가 경기에 대한 분석 결과, 지가는 평균 5년3개월, 주가는 5년4개월, 경기는 4년2개월의 순환주기를 보였으며 경기는 「완만한 상승, 급속한 수축」이라는 특징을 보였는데 비해 지가는 급속하게 상승한후 장기간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특성을 나타냈다. 또 땅값상승은 언제나 물가상승과 직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지가에 앞서 시차를 두고 움직이는 주가가 외국인 주식투자확대등에 따라 활황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가상승으로 부가 늘면 토지수요도 증가해 지가상승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기회복에 따라 소비가 늘고 있고 유가등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수입물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인플레기대심리가 되살아날 우려가 있으며 이때문에 땅값이 더 자극받게 될 것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이와 함께 수도권의 개발규제 완화 및 토지이용규제 완화와 관련된 국토관리정책도 지가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경제여건에 비춰볼때 앞으로 지가상승과 토지투기를 막기 위한 강력한 대책이 요망되고 있으며 특히 토지초과이득세제가 헌법불합치판정을 받음에 따라 새로운 토지세제를 비롯한 지가안정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특히 경기가 호황국면을 보이고 있는 현시점에서 토지가격이 상승할 경우 80년대후반∼90년대초반에 나타났던 광란적인 부동산투기가 재연할 우려가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 경제시책은 자산거품이 재발하지 않도록 토지투기억제책등 지가안정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통화정책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경기과열과 인플레 기대심리를 억제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고 한은은 강조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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