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을 서는 일은 썩 달갑지는 않지만 친분이 두터우면 거절하기가 쉽지 않다. 더러는 남의 딱한 사정만 생각하고 앞뒤 가리지않고 빚보증을 섰다가 어렵게 장만한 집까지 날리는 경우도 있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어쩔수 없이 보증을 서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으므로 기본적인 지식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 보증이란 한마디로 주채무자를 대신해 빚을 갚겠다는 약속이다. 단순히 채무자의 신용을 확인해주는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보증인은 항상 채무자보다 앞서서 빚을 갚아야 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보증인은 채권자가 채무이행을 요구할 때 먼저 주채무자에게 청구할 것을 요구하거나(최고의 항변), 주채무자에게 재산이 있음을 증명하여 이를 강제집행할 것을 요구할 권리(검색의 항변)가 있다.
그러나 주채무자가 갚을 능력이 전혀 없을 경우 이같은 권리도 보증인의 자기방어 수단이 되지 못한다.
더구나 보증계약서에 「연대하여」라는 문구가 있는 연대보증의 경우엔 이러한 권리마저 인정되지 않는다. 이 경우 보증인은 주채무자의 능력유무에 관계없이 전액을 갚아야만 한다. 다만 대신 갚은 돈을 주채무자에게 받아낼 권리(구상권)가 있을 뿐이다.
신원보증은 어떤가. 빚보증과는 달리 피고용자를 위해 고용자에게 신원을 보장하는 것이지만 피고용자가 재직중 재산상 손해를 끼쳤을 땐 이를 배상할 책임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신원보증의 경우 손해액 전부를 무조건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신원보증법」은 법원이 피고용자의 감독에 관한 사용자의 과실유무, 보증인이 신원보증을 하게 된 사유와 재산정도 등을 참작해 배상범위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신원보증책임의 이행을 요구받았을 때는 배상책임을 경감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한다.【이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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