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만 영남주민의 젖줄 낙동강의 수질은 언제쯤 개선될까. 반세기만의 폭염과 가뭄으로 낙동강은 수질오염도가 사상 최악이라는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고 있다. 8월 한달간 경북북부지역의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뭄이 계속되면서 낙동강 중류지역의 오염도가 급기야 80년 수질측정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8월말 중부지역에는 많은 비가 내려 열차운행이 중단되는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중부지역 상공에서 떨어져나온 「병아리 구름」이 경북북부지역에 뿌린 비도 수질개선에 큰 도움을 주지못해 영남지역 주민은 수재가 나더라도 제발 비가 와주기를 갈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낙동강의 수질오염은 인재와 천재의 연속이다. 91년 페놀오염파동에 이어 올 1월의 암모니아성질소, 6월 말 발암성물질인 디클로로메탄유입에 따른 취수중단으로 영남권주민에 악몽을 안겨주는등 낙동강의 수난은 끊이지않고 있다.
더욱 답답한 것은 지금의 낙동강 수질악화는 「인재」가 아닌 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천재」에 가깝다는데 있다. 대구지방환경관리청은 잇따른 낙동강수질오염사고 이후 폐수배출업소에 대한 지도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50년만의 가뭄에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로지 비가 오기를 빌며 하늘만 쳐다볼 뿐 속수무책이다. 낙동강유역 각 지역에선 안동댐과 영천댐등에 수질개선을 위해 방류량을 늘려줄 것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이들 댐은 저수량의 부족으로 오히려 방류량을 줄여야 할 형편이라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식수비상이 걸린 낙동강하류 부산지역에서는 물을 더 내려보내 달라고 안동댐에 「전령」을 계속 보내지만 댐은 댐대로 물이 부족해 애만 태우고 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낙동강수질오염의 근본원인을 찾아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무리 가물어도 낙동강에 폐수유입이 적었던 80년대 이전에는 이같은 식수파동은 없었다. 하늘만 탓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오염원차단책을 마련하는등 「천재」에도 대응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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