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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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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9년11월13일 중국의 왕방공안부장(장관)은 각 지역 공안책임자들을 긴급소집했다. 그리고 다음날 라디오를 통해 전국에 중대발표가 있을것이란 예고도 했다. 국민들은 대부분, 이때가 천안문사태 직후라 그와 관계된 내용일것으로만 추측했다. 그런데 발표내용은 딴판이었다. 「륙해행위와 황색물품의 일제소탕작전에 즈음하여…」라는 대국민협조담화였다. ◆륙해는 매춘·음란물판매·도박·미신·인신매매·마약복용 및 매매행위, 황색물품은 퇴폐사진·포르노테이프·마약을 뜻하는 것이었다. 당시 특히 50대 이상은 건국후 10년 동안 주은래총리의 주도로 전개된 성병과 마약퇴치운동, 그리고 60년대초에 이 두 가지가 대륙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선언했던 일을 기억하고 있었다. 게다가 워낙 지역이 넓어 다른 지방의 소식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상황에 왕부장의 「륙해, 황색만연 운운」은 충격적인 뉴스가 되기에 충분했다. ◆왕부장은 특히 개방화이후 외국인출입이 급증하면서 특례가 인정된 개방도시 중심으로 각종 사회악풍이 만연, 광주 주해등이 북경 상해등 기존 대도시보다 더욱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도 이중 매춘·음란물판매·마약은 더욱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전한다. 그래서 강택민주석은 지난달 광동성을 시찰한후 『정신문명을 희생하면서까지 물질적 발전을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주도 경주시등 5개 지역이 지난 1일부터 관광특구로 운영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지역주민들은 업소의 영업시간 연장에 이어 카지노등 도박장이 늘게 되면 청소년의 탈선등 환락과 퇴폐, 범죄의 온상이 되는게 아니냐며 오히려 걱정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얻는것보다 잃는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는 우려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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