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확정·상호핵 불겨냥 등 서명/한반도 비핵화 공조도 표명할듯 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이 57년 모택동의 구소련방문후 중국최고지도자로서는 37년만에 처음 모스크바를 방문함으로써 두 나라의 관계는 그동안의 대립과 갈등에서 벗어나 완전히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69년 국경분쟁으로 냉랭해진 양국관계는 러시아연방 출범이후에도 중국이 민주화바람의 전파를 우려해 긴장상태를 유지해왔으나 러시아의 정국안정에따라 양국간 교역량이 급증하고 정치지도자들의 교류가 빈번해지는등 최근들어 상호협력관계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올들어서만도 체르노미르딘총리, 리브킨하원의장이 중국을 방문했으며 양국외무, 국방장관들이 상호교환방문하기도 했다.
강주석의 방러는 이같은 「긴장속의 협력관계」에 종지부를 찍고 21세기를 지향하는 우호관계를 다짐하는 공동선언을 통해 새로운 중러관계를 지향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양국정상은 공동선언외에도 전략미사일의 상호불겨냥과 서부지역의 양국국경을 확정하는 조약에 서명, 평화공존의 기틀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김일성사망이후의 북한정세와 북한핵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하고 한반도의 비핵화및 평화와 안정을 위해 두나라가 공동 노력해 나갈 것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우선 전략핵무기를 서로 겨냥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하는등 대립과 경쟁관계를 청산하는 토대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는 미국, 영국에 이어 3번째로 중국과 같은 조약을 맺음으로써 동서양쪽국경에서 핵공격위협을 막을 수 있게 됐다.
이번 회담에서는 또 지난 69년 아무르강 다만스키섬(중국명 첸파오)의 점유권을 놓고 중소간 국경분쟁이 일어났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중국의 서부지역에 대한 국경문제를 완전 해결할 예정이다. 이 국경선이 확정되면 아무르강과 하바로프스크지역을 제외한 4천3백에 이르는 양국 국경에서 더 이상 분쟁은 없어진다. 아무르강과 하바로프스크등 동쪽지역의 국경문제도 현재 협상이 진행중인데 양국의 우호협력분위기로 볼때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양국관계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러시아의 대중국 무기수출이 급증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92∼93년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SU27전투기와 S300대공유도미사일시스템등 모두 30억∼50억달러어치의 무기를 수입했다.
중국은 특히 공군력증강을 위해 SU30전폭기와 공중급유기등의 구입을 희망하고 있으며 일부서는 올해 약 50억달러어치의 무기와 장비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러시아는 군수산업의 회생을 위해 무기수출에 전력투구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상당한 무기거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옐친은 중국신화통신과의 회견에서 『양국의 건설적인 동반자 관계는 양국국민들의 이해관계는 물론 아·태지역과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택민도 러시아 이즈베스티야지와의 회견에서 『양국관계는 우호협력적이고 미래를 지향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이념분쟁이나 패권주의 시대는 끝났으며 양국의 국익을 위한 실질적 협력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중국의 정치체제나 인권문제를 거론하지 않고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고, 중국은 서방국가들이 제공을 꺼려하는 무기와 군사기술을 수입하는등 상호 실리적 이해관계를 맺는다는 복안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양국관계의 화해무드와 우호협력이 한반도를 포함한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얼마나 기여할지 주목된다.【모스크바=이장훈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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