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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 원점회귀/민주,비주류측 반발에 추진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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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통합 원점회귀/민주,비주류측 반발에 추진보류

입력
199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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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선 「선체제정비 후논의」 결정 속도를 올리던 야권통합이 암초에 걸렸다. 민주 신민 양당은 1일 각각 최고회의를 열어 내부조율에 들어갔으나 통합의 절차, 내용에 대한 이견으로 「추진보류」로 결정이 났다. 민주당 주류중심의 통합추진에 비주류측이 밀실거래배제등을 내세우며 거세게 반발,사실상 통합추진에 제동을 건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회의에서 치열한 논전을 펼친뒤 『현재로서는 통합논의를 하기 힘들다』고 비관적인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은 『지금까지 대화를 해오던 김동길신민당대표의 사퇴로 인해 통합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신민당이 전당대회를 통해 지도체제를 확립하고 신뢰성있는 협상대표를 구성하면 다시 통합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원점회귀를 공식화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서울시장후보문제는 대의원의 선출로 결정돼야하기때문에 통합의 조건이 될수 없다』고 결정, 통합의 가이드라인까지 설정했다. 통합논의가 공론화되기전보다 제약요인이 더 많아진 셈이다.

 이기택대표는 『통합은 반드시 이루어야할 당위이자 시대의 요청이다. 통합에는 상대가 있기때문에 우리도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한다』며 회의의 분위기를 통합불가피쪽으로 몰고가려 했다. 하지만 김원기 노무현최고위원이 『우리당의 통합추진위에서 사전에 논의된 적이 없었다』며 절차문제를 따지고 나섰고 대부분의 최고위원들이 이에 동조, 대세는 불가쪽으로 기울었다.

 특히 서울시장후보에 전력을 다하고있는 조세형최고위원이 『선출직을 결코 밀실에서 거래할수 없다』며 강력히 이의를 제기했다. 이부영최고위원은 신민당의 통합추진실무대표인 박규식의원을 겨냥, 『이당 저당 옮겨다니는 사람이 실무대표를 맡아서는 안된다』면서 『명분과 당당한 절차가 전제되지않으면 통합은 안하는게 낫다』고 추진중단을 강력히 요구했다. 전반적인 흐름이 부정적이자 이대표도 『신민당이 내부정비를 마친 후에 다시 추진하자』고 후퇴, 야권통합은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신민당도 이날 하오 최고회의에서 『야권통합은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기구를 구성한뒤 논의하기로 했다』며 「선체제정비」를 확정했다. 신민당은 특히 김동길대표의 사퇴문제까지 겹쳐있어 내부분란의 정리가 더 시급한 형편이다. 더욱이 양순직 한영수최고위원등 비주류측은 통합논의의 중지를 계기로 9월말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장악하려하고 있어 당분간 야권통합은 신민당의 관심권에서 벗어날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야권통합은 당분간 정체국면에 빠지게 됐으며 지자제선거 이전에 성사될지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통합을 추진하던 이기택민주당대표, 김동길·박찬종신민당공동대표의 리더십에 흠집이 생겨 양당 모두 당권을 겨냥한 비주류의 도전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따라서 당분간 야권통합문제는 잠복할수밖에 없게 됐다.【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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