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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꿈꾸는 기차」/창작뮤지컬 “가뭄속 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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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데기」/「꿈꾸는 기차」/창작뮤지컬 “가뭄속 단비”

입력
199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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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도 우리사회 문제… 각각 오늘·내일부터 공연/장애인의 아픔과 용기 그려/번데기/분단상처·통일의 열망 담아/꿈꾸는… 오랜만에 한국적 소재의 창작뮤지컬 두 편이 「제18회 서울연극제」에서 공연된다. 2일부터 7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극단「맥토」의 「번데기」(584―4495)와 3일부터 10월23일까지 바탕골소극장에서 공연되는 극단「모시는 사람들」의 「꿈꾸는 기차」(745―0745)는 창작뮤지컬의 빈곤 속에서 건져낸 올 가을의 큰 수확이라고 볼 수 있다.

 두 작품은 브로드웨이식 뮤지컬과는 달리 우리나름의 문제의식과 정서를 추구하면서 장애인문제와 통일이라는 사회적 고민을 파헤치고 있다. 「번데기」가 사회적 문제를 개인의 변화와 사랑으로 풀어가고 있다면, 「꿈꾸는 기차」는 좀더 사회적인 메시지가 강하다. 

 「번데기」는 대표적인 뮤지컬 작가 오은희씨와 연출자 이종훈씨가 콤비를 이룬 작품이다. 장애인의 아픔과 용기, 평생을 연극인으로 살게될 운명인 예술가의 고집과 사랑 등을 다루고 있다. 

 인형극 연출자인 심재호가 10여년만에 고국을 찾는데서 뮤지컬은 시작된다.아들이 죽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그는 인형극도 포기한 상태다. 그에겐 자폐아인 조카 민희가 있다. 민희는 체조선수였으나, 부상으로 체조를 못하게 되자 자폐증에 빠졌다. 

 또한 근육종양에 걸린 무용수 진영은 재활원의 자원봉사자가 돼 장애인들을 돌본다. 죽은 아들과 닮은 용만이라는 자폐아를 본 심재호는 다시 인형을 집어들고 그를 치유하기 위해 애쓴다. 민희를 위해 춤을 춘 진영은 다시는 다리를 쓸 수 없게 된다. 연극은 장애인 인형극이 상연되는 것으로 끝난다.   

 중견남자배우인 전무송씨(심재호 역)가 딸 전현아씨(민희 역)와 함께 출연하고, 김미정씨(민희 어머니)가 딸 나윤선씨(환자 보라 역)와 함께 출연해 대를 이은 연극배우 가족으로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통일 뮤지컬」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막을 올리는 「꿈꾸는 기차」는 동학1백주년 기념 뮤지컬 「들풀」을 공연했던 극단「모시는사람들」이 올리는 서울연극제 자유참가작이다. 김정숙씨의 희곡을 권호성씨가 연출한 작품으로 일제강점과 6·25, 분단으로 이어지는 역사의 아픔을 짚고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에게 온갖 설움과 멸시를 받으면서도 현일과 분이는 조국이 해방될 것이란 희망을 잃지 않는다. 기관사가 꿈이었던 현일은 정신대로 나가는 분이를 태운 기차를 몬다. 해방이 돼서 분이는 조국으로 돌아오지만, 소련군 병사에게 윤간을 당한다. 그후 6·25전쟁이 터져 둘은 헤어지게 된다. 

 세월이 흘러 껌장수 노인이 된 분이가 현일을 기억하면서 녹슨 선로에 귀를 대고 기차가 다시 달리기를 바란다는, 비감을 자아내는 내용이다.【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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