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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요동 승차감은 좋아/스페인 고속전철 AVE 탑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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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요동 승차감은 좋아/스페인 고속전철 AVE 탑승기

입력
199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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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야까지 4백71㎞ 2시간35분/객석엔 비디오·라디오 이어폰도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와 엑스포가 열렸던 세비야를 연결하는 고속열차 AVE의 시발점인 마드리드의 아토차역은 유럽의 다른 기차역과 마찬가지로 평일 하오에도 꽤나 붐볐다. 서울역과 시설은 비슷하지만 공간이 넉넉하고 안내표지판이 잘 갖춰져 있어 외국인도 이용이 편리했다.

 이틀전 예약한 표를 검표한뒤 열차에 오르니 말끔한 제복을 입은 젊은 여성역무원이 자리를 안내해준다. 열차 안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승객들로 가득차 있었다. 스페인정부가 92년 세비야 엑스포개최에 맞춰 경부고속전철도입선인 프랑스의 GEC알스톰사로부터 도입한 AVE는 TGV의 복사판이다.

 열차의 모양은 물론이고 좌석배치까지 모두 같았다. 식당칸과 객차마다 설치된 공중전화와 화장실 커다란 여행용가방을 둘 수 있는 짐칸, 다소 춥게 느껴지는 냉방시설도 같았다. 단지 객차안에 4대의 비디오가 설치돼 있는 점과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이어폰이 설치된 점이 TGV와 다를 뿐이었다.

 하오5시. 몇번의 안내방송이 있은후 출발시간이 되자 AVE는 아토차역을 미끄러지듯 빠져 나갔다. AVE나 TGV는 첫 출발때의 승차감이 매우 좋았다. 전혀 움직임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게 움직였다. 그러나 속력을 내면 다소의 요동이 느껴지며 커브길을 달릴 때는 꽤 흔들리는 편이었다.

 열차 안을 둘러보니 1등칸은 통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1개, 2개씩 3개의 좌석이 설치돼 다소 여유가 있어 보였으나 2등칸은 4개의 좌석이 설치된데다 좌석간 배치간격도 좁아 다소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흡연칸에는 담배연기가 자욱하고 부둥켜안고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도 보였다. 짧은 시간인데도 승객들은 뻔질나게 식당칸을 들락거렸다.

 운행요금은 보통칸과 1등칸, 특등칸이 시간대에 따라 각각 3종류로 달랐는데 평시에 운행하는 1등칸이 1인 1만1천5백페세타(약7만7백원)였고 보통칸은 1등칸의 73%수준, 특등칸(클럽)은 1등칸보다 25%가량 더 비싸다. 운행시간은 아침7시부터 각 역에서 1∼2시간 간격으로 1일 12차례 각각 운행된다.

 열차는 하오6시47분께 코르도바역에 잠시 정차한뒤 2시간35분만인 하오7시35분에 정확히 세비야역에 도착했다. 기존 철도로는 6시간가량 걸리는 시간을 반이상 단축한 것이다. AVE의 운행으로 마드리드―세비야를 운행하는 이베리아항공의 승객이 줄어든 반면 철도승객은 부쩍 늘고 있다고 식당칸의 직원이 전해준다.【세비야=김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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