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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귀국하는 재독작곡가 윤이상/음악축제·강연회등 한달간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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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만에 귀국하는 재독작곡가 윤이상/음악축제·강연회등 한달간체류

입력
1994.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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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베를린 사건」으로 고국과 오랜 “거리감”/정부 “예술활동만 전념 입장밝히면 허용”25년만에 귀국하는 재독음악가 윤이상씨(77)는 부인 이수자씨(69)와 함께 2일하오 4시30분에 대한항공 906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 8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부산 광주에서 열리는 윤이상음악축제에 참석하고 추석에는 고향인 통영(현 충무시 도천동)에 들러 선산도 찾아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는 이 음악축제에 참가하는것과는 별도로 9일에는 서울에서 강연회를 갖고 민족음악에 대한 그의 견해도 밝히고 이달말께 독일로 돌아갈 예정이다.

56년 프랑스를 거쳐 독일로 유학한 윤씨는 64년에는 베를린 필하모니가 동양인작곡가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그의 관현악곡 「콜로이드소노르」를 연주했을정도로 세계음악계에 급부상했다. 당연히 한국에서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그러나 독일에 거주한 한국인들이 북한을 비밀방문한 데서 시작된 「동베를린사건」으로 67년 7월 송환돼 수감됐다가 69년 2월 출감, 독일로 돌아간 후로는 한국과 관계가 끊겨졌다. 국내에서는 그의 음악을 금지곡으로, 그를 「입국규제자」로 규정해서 거리를 두었다.

그의 음악은 82년 대한민국음악제를 계기로 서서히 국내서 연주되기 시작했으며 89년에는 예총이 그의 귀국공연을 준비할 정도로 정부와 관계가 원만해지기도 했다.

그해 「정부의 귀국허용」이라는 표현에 윤씨는 『베를린 사건에 대한 정부의 유감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단호히 거부했다. 윤씨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당시 정부관계자는 『그는 친북인사로 오히려 그가 과거활동을 사죄해야 하다』고 맞붙어 귀국이 성사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현재에 이르렀다.

윤씨가 정부의 유감표명을 조건으로 내세우지 않고 올해 귀국하게 된 것은 평소 토로했듯이 향수가 워낙 강한 탓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현정부는 문민정부라는 인식을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에대해 정부관계자는 『윤씨의 입국규제상황 자체는 바뀌지 않았으나 친북성향등 정치적인 문제를 배제하고 예술활동에만 전념한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그의 귀국과 예술활동을 보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서화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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