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사회성 대신 자연속 인간모습 노래/“모든 문제 결국 사람에 귀착” 80년대를 치열하게 살았으며 한 때 절필선언을 하기도 했던 시인 하종오씨(40)가 시집 「님시편」(민음사간)을 펴냈다.
『80년대에 비해 사회가 많이 바뀐데다 나이를 먹은 탓도 있으니까요. 시각도 다양해졌고, 결국 모든 문제는 인간에 귀착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드네요』
예전의 시들이 강한 사회·역사 의식을 드러냈던데 비해 「님시편」은 호수와 산 같은 자연 속의 인간의 모습을 주로 다루고 있다. 시 대부분이 산문시처럼 쓰였고 만해 한룡운의 「님의 침묵」처럼 초월자 등을 상징하는 「님」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는 『「님」이란 말을 쓰는데 많이 주저했다』고 말했다.
<…참붕어를 낚았습니다만, 저녁이 오면 놔주었습니다. 그 물고기 두마리는 저의 오류를 비웃지 않고 물 깊이 각각 침잠하였습니다. 이제 님과 저도 그러하여야 합니다>(「물고기 두마리」)에서 「님」은 각박하게 살아가는 우리의 보편적 모습을 그리고 있다.
또한 <지쳤습니다 님으로부터 저를 거두고 저로부터 님을 밀어내렵니다 …홀로 있기에 지쳤습니다> (「먼 낯선 지방」)에서는 초월자에 이르고 싶은 갈망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지쳤습니다>
90년 자신이 몸담은 현실에 절망하고 절필선언을 했던 그는 문우 김정환 고형렬씨의 권유로 다시 펜을 잡은 후 이번에 처음 개인시집을 냈다.【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