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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실세들의 「낮은 포복」(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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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실세들의 「낮은 포복」(앞과 뒤)

입력
1994.08.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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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내무·김윤환­김덕룡의원·서석재씨 등/“전면활동보단 후견인역” 모두 신중한 행보 관심 최형우내무장관의「코스모스론」과 김덕룡민자당의원의「마부론」. 여권의 실세라고 일컬어지는 두사람은 요즘 자신들의 정치적 장래에 대한 물음이 나올 때마다 이런 답변으로 선수를 친다.

 민선 서울시장 출마설을 간접부인하는 방편인 김의원의 마부론은『부족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 말(마)이 되려고 무리를 하기보다 역량있는 인물을 뒷받침하는 마부역할을 하겠다』는 줄거리 위에서 전개된다.

 비슷한 맥락이지만 최장관의 코스모스론은 좀더 복잡하다. 『가을 들녘을 걷다보면 제일 먼저 피어나는 코스모스는 누구손에 의해서든 꺾이게 마련』이라는 골간으로 출발하는 최장관의 지론은 종종「꿀밤 키맞추기」로 연결된다. 카리스마적인 두 김씨 시대를 이어갈 이른바「도토리 키재기」격인 중간리더들중 한 사람이 부각되려면 이들의 이해관계를 조정 혹은 조율하는 중재자가 필요한데 자신은 기꺼이 그 역할을 맡을 자세가 돼 있다는 얘기이다.

 「킹메이커」로 불리기를 즐기는 김윤환민자당의원도 줄곧 유사한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 자신이 전면에 나설 경우 가상의「정적」들이 대거 반발할 것인 만큼 본인은 『정치적으로 유망한 인물을 밀어주는 후견인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최근 경북도지부장을 맡은 그에게 여론의 시선이 집중됐을 때 『시도지부장이 무슨 당직이냐. 뭔가 일을 해보라는 윗분의 뜻에 따라 미력을 다할 뿐』이라고 언급한 것도 이같은 자신의 행동반경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경우는 좀 다르나 민자당당무위원으로 정치복권행보를 시작한 서석재전의원의 생각도 관심을 끈다. 그는 최근 부산시장출마설을 일축하며 『현정부의 개혁성공을 위해 어떤 쓰임새와 역할을 할수 있을지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이런 그의 언급 역시 자신이 나서기 보다 누구를 만드는 「후원그룹」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겠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표정이다.

 정치권에서는 김윤환의원과 서전의원의 지론을 각각 「대세론」과 「대망론」으로 압축해 표현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것은 정치적 야심을 키워온 이들이 이처럼 공통적으로 『자세를 바짝 낮추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태도들이 정치적 환경을 감안한 제스처인지, 아니면 말그대로 본심인지는 좀더 두고봐야 한다. 다만 분명한 것은 거의 동시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여권실세들의 언로활성화가 정치의 계절을 예고하고 있다는 사실인것 같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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