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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명분불구 「정치적 이해」 미묘/「행정구역 개편」 재돌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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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 명분불구 「정치적 이해」 미묘/「행정구역 개편」 재돌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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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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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안되면 어렵다” 여론탐색용 많아/단순행정사안외 “거의 자연사” 가능성□거론되는 5대사안/3개직할시 폐지/경기도 남북분할/항구대도시 확장/시군통합 재시도/구·읍·면·동 조정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의 시·군통합 입법으로 잦아들었던 행정구역개편문제가 다시 돌출 하고 있다. 소생의 주역은 여권, 특히 민주계 실세인사들. 행정개혁이라는 대외명분이 제시되고 있지만 일부 쟁점사안의 이면에는 미묘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권일각으로부터 흘러나온 2차 행정구역개편은 크게 5가지.

 첫째는 일부 직할시를 폐지해 도에 통합하는 문제로 현재 거론되고 있는 대상지역은 대구 광주 대전등 3개 직할시이다. 대구는 경북도에, 광주는 전남도에, 대전은 충남도에 각각 통폐합시킨다는 구상이다. 『지방자치제가 완전히 실시되면 이들 직할시들은 도 가운데의 섬으로 남게돼 환경정책등에서 여러 문제를 낳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다음은 경기도 분할문제. 경기도를 한강을 기준으로 남·북도로 나눈다는 설이다. 이유는 「인구가 7백만명으로 한개의 도로 있기에는 너무 많고, 생활권이 한강을 경계로 명백히 구분」되기때문.

 이들 두 사안은 올해초 1차 행정구역개편논의때도 나왔던 쟁점들이다. 하지만 직할시 폐지는 현지주민들, 특히 대전지방의 반대가 워낙 심해 이뤄지지 않았다. 또 경기도분할문제는 현지여론의 부정적 분위기에다「여권의 모 실세인사를 겨냥한 노림수」라는 정치적 뒷말이 나옴으로써 성사되지 못했다.

 다음으로 항구대도시의 광역화문제도 여권의 관심사항중 하나. 민자당의 백남치제1정조실장은 지난 25일 『국제화와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해 항만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른 부산 인천 울산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추가 시·군 통합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내무부에 의해 통합대상으로 지정됐었으나 주민여론조사에 의해 반대의사가 확인돼 1차 시·군통합에 포함되지 않았던 일부 시·군의 통합을 재시도한다는 것. 여권의 한 고위인사는 최근 『1차 통합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부 시·군 주민들이 최근 다른 시·군 통합의 성공을 보고 마음을 돌렸다는 조사결과가 있다』고 전했다. 김해시·군, 목포시·무안군등 10여개 시·군이 추가 통합후보이다.

 마지막으로 서울 부산등 대도시의 구증설, 읍·면·동의 재조정등도 2차행정구역개편계획의 일각을 차지하고 있다. 여권이 이처럼 행정구역개편문제에 집착을 보이며 계속 여론탐색용 「애드벌룬」을 띄우고 있는 이유는 뭘까.

 민주계인사들은 우선 「행정구역개편은 행정개혁의 결정판」이라는 명분론을 내세우고 있다. 『시기적으로 늦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이 행정구역개편의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 한 여권고위관계자는 『자치단체장선거가 예정돼 있는 내년으로 넘어가면 사실상 추가 행정구역개편은 물건너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치적인 고려도 개재돼 있을 수 있다. 경기도분할과 직할시폐지가 대표적인 사안. 경기도는 현재 서울에 육박하는 인구와 경제규모를 갖고 있고 정치적 세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민선경기도지사는 민선서울시장 못지않게 정권담당세력에게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충분히 있다. 또 폐지직할시로 검토되고있는 대구 광주등은 내년 지자제선거와 관련해 현여권의 취약지역으로 평가되는 곳들이다.

 이런 이유로 나름의 명분에도 불구, 현재 거론되고 있는 통합사안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자연사」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우선은 추가 시·군통합 및 대도시의 구증설, 읍·면·동의 재조정등만이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인 것이다. 이들 사안은 단순한 행정적 문제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경기도분할, 일부 직할시폐지 및 도통합문제는 절차의 복잡성과 정치적인 민감성등으로 인해 실현여부가 지극히 불투명한 상태다. 벌써부터 이들 문제의 공론화여부를 둘러싸고 당정사이에 서로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식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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