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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와 기성세대(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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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세대와 기성세대(사설)

입력
1994.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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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세대의 문제는 오늘날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현상이다. X세대는 그 이전 세대에 비해 다른 가치관과 다른 행동양식을 가지고 있다. 정치적 권력이나 경제력에 대하여는 관심을 덜 갖는 반면 프로선수나 랩음악가수에 대해서는 가히 열광적이다. 전쟁이나 혁명에서 영웅을 찾던 그 전세대와 달리 미식축구나 공연장에서 새세대의 영웅이 탄생되고 있다.

 X세대가 탈정치화, 탈사회화하게 되는 원인은 역설적으로 정치적이고 사회적인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구동구권의 몰락과 더불어 해빙, 풍요한 사회에서 만끽하는 궁핍으로부터의 해방이 바로 그러한 원인에 해당한다. 오늘의 평화와 풍요를 위해 전쟁터에서 사라지기도 하고 가난과 싸우고 한 것은 기성세대의 불행이고, 그 결과를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것은 신세대의 특권인 셈이다.

 신세대문화가 항상 그러하듯이 이들의 문화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고 있다. 60년대 후반 히피문화와 청바지 문화가 기존의 힘과 규격의 문화를 극복하였듯이, X세대의 문화에는 가식과 정형에 대한 과감한 도전이 있다.

 또한 X세대의 신선한 감각과 순발력은 정보화시대, 전자시대에 미와 감각의 경쟁을 담당해 갈 우리의 중요한 자원이다.

 X세대문화가 세계적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그 부정적 측면이 우리에게 유달리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는 것은 우리사회의 여러문제점이 신세대문화와 접합했기 때문이며, X문화가 기성세대문제의 확대 재생산이기 때문이다.

 권리는 놀랍도록 주장하면서 책임과 의무에는 소홀한 것이 신세대의식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이는 우리의 전통적 질서를 대체할 근대적 질서를 아직도 갖추지 못한채 초현대적 문화를 여과없이 받아들이려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X세대문화의 가장 큰 특징이자 문제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의 괴리일 것이다. 외국의 신세대가 가지고 있는 물질적 장비는 갖추었으면서도 그 운용은 지극히 비규범적이고 해체적인 한국식으로 하는 것이다.

 결국 X세대의 야성과 진취성 및 도전의식을 수용하여 발전시키면서도 이들로 하여금 소비에 따르는 생산, 권리에 따르는 의무에 충실하도록 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서구사회가 대중의 이기심을 꺾지 않고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었던 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살아가는 법을 만들고 지켜왔기 때문이다.

 우리사회가 X세대의 진취성을 미래를 위한 긍정적 힘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기성세대의 책임이다. 공동체의 틀 속에서만 자유는 신장할 수 있고 질서 속에서만 파격이 가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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