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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쿠다소프(내가 본 한국 한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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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쿠다소프(내가 본 한국 한국인)

입력
1994.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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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넘치는 사회… 전통적 도덕성 감탄 한사람에 대한 놀랄만한 인상이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두가지라고 말한다면 내 의견에 동감할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부정적인 감정의 경험을 했다면,그것은 쉽게 지우기 힘들다.

 왜냐하면 잠재의식속에 계속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감정의 충격은 기억에 오래 남지않고 곧 잊혀진다. 내가 지금 하고자하는 이야기는 지난 88년이래 알기 시작한 한국의 실제중 후자에 관한 것이다.

 서울에서 나는 지방상인들이 물건을 파는 방식을 보고 처음으로 놀랐다. 구두,옷,음식,음료수등이 구매객들을 유혹하기 위해 언제나 가게 바깥에 무방비상태로 진열돼있다. 가게 주인은 누가 물건을 훔쳐갈지도 모르는데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아무도 훔쳐가지 않는다. 그 점이 정말로 나를 놀라게 했다. 왜냐하면 다른나라에서는 가게주인들이 물건을 도난당하지 않으려고 두 눈을 부릅뜨고 온종일 지켜보며,물건도 바깥에 놔두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종종 레스토랑이나 술집에 가는데,한국인들이 계산하는 방법에 또한번 놀랐다. 왜냐하면 한국인들은 합석한 사람이 레스토랑을 채 나서기도 전에 미리 계산을 해버리기 때문이다. 주인과 종업원들도 손님이 지불하지않고 그냥 가지나 않을까하고 두려워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손님이 자발적으로 지불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모습이 외국에서도 과연 가능할까. 내가 경험한 바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

 이곳에서 내가 뜻밖에 겪은 경험이 하나 더있다면 팁문화가 없다는 것이다. 손님의 가방을 호텔로비에서 방까지 들어주는 운반인은 어떤 팁도 거절한다. 술집의 종업원 역시 손님에게 줘야 할 금액을 한푼 에누리없이 고스란히 내준다. 공항이나 도시거리 어느 곳도 마찬가지다. 택시기사(때론 불친절한 행동으로 이곳 매스컴에서 비난받기는 하지만)도 그들의 서비스에 대한 조건으로 별도의 금액을 요구하지 않는다.

 한국의 비정상적이고 놀랄만한 특징은 이것 만이 아니다. 4년이상을 이곳에서 산 한 외국인 친구는 어느날 백화점에서 5백달러가 들어있는 지갑을 분실했다. 그가 다음날 백화점에 가보니 업주가 지갑을 돌려주면서 깊은 사과를 해 오히려 내 친구가 미안할 정도였다고 한다. 또 한 친구는 은행직원이 실수로 잘못 계산한 8백원을 일주일이 지나 은행에 들렀을 때 돌려줬다며 놀라워했다.

 외국인들에게는 특별하게 보이는 이런 예들이 한국인 자신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인들은 그런 행동에 익숙해져있고 당연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곧 한국 사회의 도덕성이 선진국처럼 훼손되지않고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이것이 세대에서 세대로 유전되는 한국의 전통적인 유산이자 고귀한 가치라 할수 있다. 바로 이런 점들이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관광객을 이끄는 동력이자 한국사회의 도덕성을 적정하게 떠받쳐주는 요인일 것이다.<러시아인·ria노보스티통신 서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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