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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태도 “표변”… 진의뭘까 긴장/「한국형 경수로 거부」 정부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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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태도 “표변”… 진의뭘까 긴장/「한국형 경수로 거부」 정부시각

입력
1994.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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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이간·국론 분열 「전술」 소지/핵 강경땐 대북정책 근본변수/낙관 분위기에 찬물… 우리측대응 허점분석도 북한이 27일 중앙통신을 통해 한국형경수로 수용을 거부하고 나선데 대해 정부당국자들은 그 진의가 어디 있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이 『한국형경수로수용은 애당초 안중에도 없었다』면서 거부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북미간 「8·12 제네바합의」이후 처음 나온 공식반응이라는 점에서 정부당국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선 북한의 이번 주장이 북미3단계 고위급회담의 재개를 앞둔 「협상전술용」이냐, 아니면 「핵정책 강경선회의 신호탄」이냐의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 정부당국자들의 판단인 듯하다. 그러나 특별사찰에 이어 한국형경수로까지도 명시적으로 거부하고 나선 북한의 의도가 남북관계에 있어서의 「초강경대응」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정부의 대북정책은 근본적으로 재검토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번 제네바에서 북미간 합의사항이 발표된 이후 한국형경수로지원을 낙관적으로 생각해온 것이 사실이다. 북한은 북미회담과정에서 한국형경수로를 거부하던 당초의 입장을 바꿔 경수로형의 선택을 미국측에 일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는 북한의 이러한 태도변화를 북한에 지원될 경수로는 한국형이어야 한다는 한미양국의 양해사항을 수긍한 것으로 해석, 한국형경수로의 선정은 기정사실이라는 판단을 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적 여건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 또 다시 태도를 바꾼 것인지, 아니면 정부가 북미간 합의내용을 우리쪽에만 유리하게 해석, 북한의 반발을 자초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게 되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한미간의 공조체제는 물론 북미간 합의사항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북핵문제를 다루는 정부의 대응방식에 허점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이 이번에 태도를 바꾼 것이라면 지난번 북미합의 자체의 기본적인 토대가 흔들리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북미 3단계회담이 재개되기에 앞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담을 안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수로문제를 포함,지난번 제네바회담의 결과에 관해 남북한은 물론 한미간에도 동상이몽이 있는 것이라면 아직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을 수 있으나 정부대응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북한의 핵투명성이 확보돼야만 경수로지원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원칙을 거듭 밝히고 있지만 현재 협상의 당사자는 미국이고 남북간의 직접 대화는 막혀있는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을 통한 우리 입장의 관철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는 보장도 없는데다 미국이 우리의 입장을 대변해준다해도 북한이 이를 거부하고 나설 경우에 대한 대안마련도 쉽지 않은 것이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흔들려 온 것이 북미회담 및 남북관계에서 우리의 입지를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또 다시 나오게 된 것도 이때문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특별사찰을 포함, 과거 핵투명성확보에는 협조하면서도 한국형경수로지원을 계속 거부할 경우 정부는 대응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당국자들은 일단 북한의 한국형경수로 거부주장을 포함, 우리의 국론분열과 한미이간 및 북미협상에서의 추가양보등을 노린 북한의 전술에 일일이 대응하는 것이 오히려 우리의 입지를 약화시킨다고 보고 있다.【고태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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