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하반기 정국운영 “분명히 전달”/청와대 「주례회동」과 당4역 참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하반기 정국운영 “분명히 전달”/청와대 「주례회동」과 당4역 참석

입력
1994.08.28 00:00
0 0

◎흑자예산 등 혼선 정리/당정간 전열일치 도모/「회동형식」관련 JP위상 논란 계속될듯 김영삼대통령이 27일 이례적으로 김종필대표와 당4역을 함께 청와대로 부른 것은 자신의 하반기 국정운영복안을 보다 분명히 당에 전달하는데 일차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시도지부장과 당무회의개편등 최근의 당체제정비에 담긴 뜻을 밝히고 나아가 세계무역기구(WTO)비준안과 예산안처리등 정기국회 현안의 처리방향을 직접 제시함으로써 당정전열의 일치를 도모하려 한 것같다. 특히 지난번 WTO비준안처리문제로 빚어졌던 당내혼선이나 최근의 당정간 흑자예산논란을 볼때 대통령이 이런 문제들을 사전 교통정리할 필요성을 느꼈을 수도 있다. 또 그 배경에는 지난해 예산안처리과정에서 야기됐던 잡음과 후유증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 각별히 주목되는 대목은 공정거래법개정안의 회기내 정부원안 처리를 강조한 부분이다. 경제력집중억제를 위해 대기업의 출자총액한도를 현행 순자산의 40%에서 25%로 낮추려는 정부안에 대해 전경련과 재벌그룹이 크게 반발하며 집단로비를 계속하는 시점에서 나온 김대통령의 발언은 오락가락하던 당의 입장을 확실히 정리해 준 셈이다.

 특히 그동안 정부가『기업정책에 관한 한 대기업위 주로 개혁이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아온 터여서 재벌에 대한 「채찍」의 뜻을 지닌 이번 언급의 행간은 남다른 해석을 낳고 있다.

 이같은 일차적 의미와 함께 이날 행사가 또다른 주목을 끄는 것은 김종필대표와의 주례회동에 당4역을 배석시켰다는 것이다. 이는 극히 이례적인 일로써 일단은 당지도부의 공동책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되지만 상대적으로 김대표의 위상이 좁아지는 신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통상 주례회동전에 비서실에서 발언자료를 사전준비해 왔던 관행과 달리 이날은 대통령이 자료준비를 마다하고 「육성지침」을 내렸다는 후문이어서 이러한 일련의 변칙적 형식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청와대관계자나 모처럼 배석한 당4역은 『액면대로만 보아달라』고 말하고 있다. 대통령이 하반기 국정운영스케줄을 밝히는 자리의 무게를 더하기 위해 당4역을 배석시켰고『앞으로도 중요현안이 있으면 유사한 형식을 취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마디로 김대표의 위상이 축소됐느니 하는 식의 「사시」로 볼 사안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당관계자들도 「당간부가 김대표를 중심으로 긴밀히 협조할 것」을 당부한 문맥에 유의하며『김대표위상과 관련된 문제를 그런 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김대통령스타일이 아니다』고 말하고 있다. 결국 이날의 회동형식이 김대표의 위상과 어떤 함수관계를 갖느냐는 문제는 좀더 지켜봐야 할것같다.

 어쨌든 김대통령은 이날 당면한 WTO비준안의 처리문제에서부터 당개혁, 정치권 분위기쇄신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함으로써 하반기 정국운영의 좌표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좌표의 우선적인 목표가 내년 지자제선거임은 물론이다.【이유식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