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서강대총장은 25일 방송인들의 모임인 여의도클럽 초청토론에서 자신의 주사파폭로발언을「독이 든 빵에 대한 경고」에 비유하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 빵에 독이 들어 있다고 알렸는데, 사람들이 독이 들지않은 다른 빵까지 의심하게 되고, 빵이 팔리지 않아 빵장수들이 타격을 입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나에게 그 모든것을 책임지라는것은 무리다』
그의 비유는 적절하게 들린다. 『일부 학생 운동권은 주사파가 장악하고 있고,주사파 배후에는 김정일이 있으며, 주사파 출신 7백50여명이 정계·언론계·교육계등에 진출해 있다』는 그의 발언은 독이 든 빵의 존재를 사회에 알렸다는 찬사와 함께 독이 들어있지 않은 빵까지 독빵으로 몰았다는 비난을 불러 일으켰다.
일찍이「용공음해」의 무서운 피해를 신물이 나도록 겪어온 운동권 출신들이 박총장 발언이후 급속히 강화되고 있는 우경 바람에 신경을 곤두세우는것은 당연하다. 그들은 박총장의 근거없는 주장이 무고한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혔으며, 극우세력들이 박총장의 발언을 빌미로 매카시선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박총장은 25일 토론회에서 대학총장이며 천주교 사제인 자신이 누구도 말하려 하지 않는 운동권의 실체를 세상에 폭로한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어떻게 그런 정보들을 얻을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그의 설명은 전반적으로 설득력이 있었고, 「악의 사상」에 빠져 들어가는 젊은이들을 구하고자하는 스승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치명적인 위험성을 지닌 문제에 대해 발언하는 공인으로서 신중하지 못한 결점도 드러냈다. 그는『이빵에 독이 들었다』고 소리치는 사명감에 몰두하여 비슷한 다른 빵들과 빵장수들이 입게될 피해를 고려하는 치밀함을 잃고 있었다. 용공의 피해를 누구보다 잘아는 그가 잠재적 피해자들에 대해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것은 유감스럽다.
그러나 그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의 발언 전체를 매도하는것은 말이 안된다. 그에게 더이상의 증거를 요구하는것은 무리고, 고백성사를 누설한것이 아니냐는 논란도 발언의 진실과는 관련이 없다. 어떤 비난도 그가 말한 진실을 가짜로 되돌리거나, 그 중요성을 훼손할수는 없다.
이제 우리가 할일은 매카시적 흐름을 경계하는 것이다. 한번 주사파이던 사람은 영원한 주사파이니 발본색원하여 사회로부터 추방해야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배격해야 한다. 주사파라 해도 그가 불법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 이상 발본색원할 수도, 영구격리할 수도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박홍총장은 자신에게 신중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무고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편집위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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