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금리 10개월만에 최고치/신용금고·사채시장 “문전성시”/중기부도율 증가세 추석을 앞두고 자금시장이 또다시 얼어붙고 있다. 자금시장에 돈이 마르면서 금리가 뛰고 자금조달에 실패한 중소기업들은 부도를 내고 쓰러지는 자금난↓고금리↓고부도율의 악순환이 재현되고 있다.
26일 자금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추석자금과 월말자금 수요가 겹친데다 은행의 8월하반월 지준마감(7일)을 앞두고 금융기관들의 자금수요가 증가하면서 실세금리지표인 3년짜리 회사채금리가 연중최고치를 기록하는등 시중금리가 일제히 올랐다.
은행등 금융기관들은 8월하반월 지준마감을 앞두고 본격적인 자금흡수에 나섰고 추석자금을 미처 구하지 못한 중소기업들은 비싼 금리에도 불구하고 신용금고에 몰려드는가 하면 사채시장에서 급전을 구하는 사례가 늘어나 실명제이후 불황을 겪었던 사채시장이 모처럼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날 3년짜리 회사채(은행보증)금리는 전날보다 0.1%포인트 오른 연13.55%를 기록, 지난해 10월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기금리지표인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36%포인트 오른 연16.0%를 기록했고 초단기금리인 콜금리도 전날보다 1.9%포인트 오른 16%를 기록, 장단기금리가 일제히 동반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은행들은 하반월지준마감을 앞두고 벌써부터 은행신탁계정의 여유자금을 시중에 풀지 않고 콜시장을 통해 다시 은행의 본계정으로 흡수하는 브리지론(우회대출)으로 자금흡수에 나섰다. 또 7월 하반월지준마감때 홍역을 치른 은행들은 자금운용패턴을 단기화해 기업들이 중장기적인 자금을 마련하는데 애를 먹고 있으며 중소기업들은 그나마 단기자금도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따라 은행등에 비해 대출금리가 연16.5%로 다소 비싼 신용금고업계는 평상시보다 신규대출이 하루평균 10억원이상 늘어나는등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실명제이후 「불황」을 겪어왔던 사채시장도 자금난에 몰린 중소기업들이 금리를 불문하고 돈구하기에 나서는 바람에 모처럼 호황을 맞았다. 6월까지만 해도 연 14.7%정도에 할인하던 A급 대기업우량어음의 할인율이 최근엔 1.6%포인트가량 오른 연16.3%로 올랐다. 이처럼 자금이 마르고 금리가 뛰면서 중소기업의 부도율도 이달들어 증가했다. 한은이 발표한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은 지난 7월 0.10%로 높은 수준을 보인데 이어 은행들이 대출을 축소한 이달들어 0.11%를 기록, 더욱 악화됐다.
한편 고금리추세에 따라 금융기관들의 가계대출금리도 잇따라 오르고 있어 고금리현상은 당장 서민들에게도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은행과 농·수·축협이 최근 가계대출금리를 종전 연11.5%에서 12.5%로 1%포인트 올린데 이어 생명보험사들도 종전 12%에서 1%포인트가량 대출금리를 올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유승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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