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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의 공상같은 설치미술/「떠오르는 지구달」계획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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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의 공상같은 설치미술/「떠오르는 지구달」계획 화제

입력
199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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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주에 터널뚫고 인공달” 비용 수십∼수백억/실행단 “대림측예산논의 없었다”/관념예술로 끝날 해프닝 소지도 독일에서 공부한 설치미술가 이상현씨(40)가 거대한 규모의 「떠오르는 지구달」계획을 세우고 9월1일까지 한림갤러리(720―0667)에서 관련 자료전을 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떠오르는 지구달」은 지구의 6대주 지역에 각각 대규모 기지를 세우고 지구중심으로 통하는 터널을 만든 후, 태양에너지로 작동되는 인공달을 띄운다는 구상이다. 이 「지구달」은 인류문명이 끝날 것을 가상해서 미래 외계생명체와의 교신을 위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등 예술과 문명전달의 원대한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매우 시적이고 과학적이며 또한 어린이의 공상처럼 보이는 이 프로젝트는 실재와 가상이 혼재되어 서로 구분되지 않는, 혼재된 자체로서 하나의 관념예술이고 전위예술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26일의 기자간담회에서 이씨는 『나는 공상과학소설을 쓰듯이 컴퓨터 모의실험(시뮬레이션)도 해가며 가상의 현실을 현실감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 목표는 실제로 「지구달 기지」를 만드는 것이지만, 그 안에는 개념적인 것들이 가득하므로 도중에 끝나더라도 그 동안에 시도했던 공청회나 지금의 이 간담회 등이 모두 작품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차 기지설치를 할 지역으로 사하라사막의 호괴르 산괴를 잡고 있다. 이곳에 지름 4백의 나선형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밑으로 지름 20의 인공달이 오르내릴 원통형 지하터널을 뚫는다는 것이다.

 1차 기지건설에만 해도 수십억∼수백억원의 비용이 들 이 계획의 실행위원단으로 대림그룹 회장의 부인인 한경진한림갤러리 이사장(단장)을 비롯해서 미술평론가 이경성 박래경씨 등 미술계의 중요인사들이 위촉되었다.

 그러나 기자간담회에 초청자인 한경진이사장은 참석하지 않았고 대신 이영두한림갤러리 사무국장이 『한이사장은 소박한 데서 시작한 것인데 갑자기 보도가 되고나니 당황한 측면이 있다. 대림그룹에서 비용문제 등이 거론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상현씨는 『누가 이 계획을 「사상루각이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는데 모래 위에 건설하려 했으니까 원래 사상누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박내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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