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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반응/“주사파 사회격리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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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반응/“주사파 사회격리 노력”

입력
199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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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총장 3자에 들은것… 수사근거론 부족”/“공안정국 조성” 야 공세의식 신중한 자세 검찰은 서강대 박홍총장이 26일 여의도클럽 토론회에서 「주사파」 폭로발언을 다시 확인하자 일단 『발언내용의 진위보다는 동기가 중요하다』는 다분히 「원칙적인」반응을 보였다.

 대검 관계자는 『토론회를 지켜본 결과 박총장의 신념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다』며 『박총장의 발언을 겸허히 받아들여 주사파를 사회에서 격리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의 반응은 외형적으로는 『대표적인 악의 사상인 주체사상에 심취한 학생들이 전체 학생운동을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는 박총장의 발언 동기를 「가감없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기」쪽에 평가의 무게를 둠으로써 결국 『발언내용자체는 새로운 것이 없다』는 검찰의 기본 시각을 재확인하고 있다.

 실제 검찰은 박총장의 『사회각계에 진출한 주사파가 1만5천∼3만명에 달한다』는 발언등과 주사파의 개념 규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반박하지는 않았다. 검찰관계자는 『박총장이 말하는 주사파는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과거에 주사파활동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좌익성향을 가진 운동권 출신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어서 검찰이 규정하는 주사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검찰의 이같은 자세는 지난 19일 박총장을 극비리에 면담한 뒤 『구체적 사실에 대해서는 박총장도 제3자에게서 들은 것이 대부분이어서 수사의 단서로 삼기 어렵다』고 밝혔듯이 이날 발언이 새삼 주사파 수사에 착수할 근거는 아니라는 입장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당시 검찰은 『박총장의 발언과는 별도로 각계에 퍼져 있는 주사파 세력들을 철저히 수사해 엄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안기부 경찰등 관계기관이 그동안 내사 또는 수사해 온 주사파 세력에 대한 자료를 넘겨 받아 종합분석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러나 검찰의 기본의도는 박총장 발언이 몰고 온 사회적 파문을 의식, 「좌익용공세력 척결」이란 국가공안기관의 기본임무를 더욱 충실히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되 박총장 발언을 수사의 근거로 삼아 자칫 국가공안기관이 개인의 발언을 추종·편승하는 인상을 주는 것은 피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검찰은 박총장 발언에 대한 민주당과 재야쪽의 반응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박총장 발언이 있을 때마다 곧장 근거자료를 발표하거나 수사착수 의지를 표명, 『박총장을 공안정국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은 것을 의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검찰은 다음 주 국회 법사위원회가 열리는 것을 감안, 일단 야당측에 공세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결국 비전문가인 박총장의 발언 파문으로 확산된 우리 사회의 「주사파 척결」분위기는 유지되도록 유도하면서 야당등을 자극하지 않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검찰이 한발 더 나서지 않아도 「박홍발언」의 효과는 이미 충분히 거뒀다』는 평가와 일맥상통하는셈이다.【정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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