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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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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4.08.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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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에 서울 어느 무허가운전교습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며칠 전 TV뉴스에 그 살벌한 난투현장이 잠시 비쳤다. 그것은 서부활극도 홍콩무술영화의 장면도 아니었다. 윗옷을 벗어던진 알몸의 폭력배와 사복경찰관들이 맞서 장대를 휘두르는 「실전」은 경악과 전율, 그리고 분노를 넘어 절망감마저 느끼게 했다. ◆이것은 전문폭력배의 난동이지만, 우리 사회엔 폭력이 난무하고 있음이 엄연한 사실이다. 유흥가나 상가의 「폭력 커넥션」은 좀체 뿌리가 뽑히지 않는다. 기승을 부리면 공권력이 「발본색원」을 다짐하나 공염불로 끝나기 일쑤다. 누구도 조직폭력이 근절되었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사회의 폭력성은 오히려 더 깊어가는 게 아닐까. 놀라운 사건이 잇따른다. 시위도 폭력, 파업도 폭력으로 얼룩진다. 무턱대고 힘으로 누르려고 덤비는 경향이 강하다. 동거여인을 토막살해하고 별 것 아닌 일에도 주먹이 가깝다. 심지어 부모에게까지 폭력이 예사다. 패륜과 불법과 무례 또는 몰상식이 전염병처럼 창궐하지 않나 두렵기까지 하다. ◆「두 개의 평화스러운 폭력이 있다. 법률과 예의, 법도가 그것이다」고 괴테는 말했다. 여기에서의 폭력이란 표현은 선의의 힘이다. 악의의 폭력은 가장 비인간적인 것이다. 폭력의 종점은 멸망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폭력은 차단되고 추방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회기강을 바로 잡는 게 급선무다. ◆정부는 내달부터 특별대책기간을 설정, 사회기강 바로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폭력을 먼저 잡아야 한다. 이 대책이 실효가 있으려면 사회전반의 경각심이 뒷받침되는 게 필요하다. 「폭력이 짐승의 법칙이듯 비폭력은 인간의 법칙이다」(간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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