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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통합 EU힘 하나로/우주산업 제패 야망(유럽리포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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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통합 EU힘 하나로/우주산업 제패 야망(유럽리포트:2)

입력
199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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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두뇌·자본 미·일과 경쟁” 자신/차세대 상업위성·항공기 연구매진/21세기 “정보통신 세계시장 장악” 기술은 유럽연합이 통합을 추구하는 또 하나의 분야이다. EU 각국은 현대산업사회의 발상지답게 기술이 발달한 나라들이지만 그 기술은 나라별로 독립적으로 발전해 온데다 미국이나 일본처럼 대자본이 뒷받침되지 않아 산업경쟁에서의 우위로 곧바로 연결되지 못한 부분이 많다.

 그러나 최근들어 EU 각국은 독립적으로 발전해 온 기술의 통합에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제통합과 함께 기술통합을 이뤄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경제전쟁에서 제몫을 찾겠다는 의지에서다. 인공위성발사 항공기제작 원자력연구등 각 분야에 걸친 EU의 기술통합노력을 소개한다.【편집자주】

 상업위성 발사업체인 아리안스페이스사와 항공기제작회사인 에어버스사는 기술연합을 위한 유럽연합의 노력이 어느 수준에 와 있는가를 말해 준다.

 미국과 일본이라는 거대한 적과 맞서기 위해서는 기술통합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게 된 유럽국가들은 이미 70년대에 에어버스사를 공동설립, 세계 항공기시장을 독점하고 있던 미국과의 시장분할에 성공했으며 이 기세를 몰아 10여년 전에는 상업위성 발사업체인 아리안스페이스사를 세워 현재 이 부문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일찍부터 기술우위시대를 예견하고 특히 항공기와 인공위성이라는 첨단과학분야에 두뇌와 자본을 투입해 온 결과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리옹으로 뻗은 A6고속도로를 타고 약 30분 달리면 나오는 에브리라는 작은 도시. 이 도시 입구에 서있는 흰색 타일에 파란 창틀이 인상적인 아담한 5층 건물이 세계 상업위성 발사시장의 선두주자인 아리안스페이스사의 본사건물이다.

 세계적 대기업 본사건물로는 다소 작게 보이는 이 건물 안에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업위성 발사시장에서 굳건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EU 각국에서 모인 3백명의 두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상업위성 발사란 위성을 우주로 쏘아보낼 능력이 없는 국가나 기업을 위해 위성을 탑재한 로켓을 대신 우주로 발사해 주는 초첨단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아리안스페이스는 지난 80년 3월26일 EU 12개국의 56개 회사가 2억7천만프랑스프랑(약 4백15억원)을 공동출자해 설립했다. EU회원국들이 공동출자 방식으로 아리안스페이스를 설립한 것은 정보통신산업이 점차 중차대해지면서 상업위성 발사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에서였다. 그러나 어느 한나라의 힘만으로는 엄청난 자본과 기술력이 소요되는 상업위성 발사시장에 뛰어들기 어려워 EU 각국은 기술과 자본을 공동출자하는 형태의 사업을 구상, 아리안스페이스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설립된 아리안스페이스는 이제 겨우 14년밖에 안됐지만 세계상업위성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며 이 분야 정상을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1백28개의 위성발사계약을 체결하여 지난 6월17일 발사된 통신위성 인텔세트등 모두 88개의 상업위성을 지구궤도에 쏘아올렸다. 기술도약을 위한 유럽연합의 작전이 멋들어지게 성공한 것이다.

 유럽연합의 기술통합은 아리안스페이스가 처음은 아니다. 웬만큼 비행기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에어버스항공기도 유럽국가들의 기술연합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에어버스항공기는 지난 70년 아에로스파시알(프랑스)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영국) 다사(DASA·독일) 카사(CASA·스페인)등 유럽 4개국의 항공사가 컨소시엄을 형성해 만든 에어버스사가 만들어내고 있다. 이들은 지분율에 관계없이 항공기 설계 및 제작에 공동책임을 지며 철저한 기술분업을 통해 각사가 보유한 기술우위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비행기 몸체는 독일이, 보조날개는 스페인, 주날개는 영국, 첨단조종장치는 프랑스가 전담해 제작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한국의 대한항공을 비롯한 싱가포르항공, 홍콩의 캐세이 퍼시픽, 일본항공등을 집중공략해 지난 5월말 현재 이 지역 28개 항공사에 4백45대의 비행기를 수출했다. 특히 3백인 이상 항공기시장에서는 신형기종인 A330과 A340이 아시아시장의 43%를 점유, 미국 보잉사의 B777기종을 추월했다.

 에어버스사 홍보담당자인 소시에르씨는 『에어버스는 역내 항공생산업체간의 효율적인 기술분업을 통해 높은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EU통합으로 이같은 연합기업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EU의 기술통합작전은 기술개발에 목청을 높이고 있는 한국정부 당국과 기업들에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에브리=김상우기자·툴루즈=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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