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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교 코펜하겐(덴마크)­말뫼(스웨덴) 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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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대교 코펜하겐(덴마크)­말뫼(스웨덴) 잇는다

입력
199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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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딕­발틱 등 북구 묶는 “7년 대역사”/외뢰순트 해협에 인공섬·해저터널도/2,000년 완공목표 “「좁아지는 유럽」 상징”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인구 1백50만명)에서 1시간 마다 출항하는 정기여객선을 타면 45분만에 외뢰순트 해협(폭 16)을 건너 스웨덴 제3의 도시 말뫼(인구 35만)에 도착한다. 이 도시에는 항구 특유의 북적거림과 활기가 없다. 오피스타운이라고 할 수 있는 항구주변에서도 좀처럼 사람의 그림자를 발견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정적이 감돈다.

 말뫼시민들중 도시의 번잡함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여객선을 타고 코펜하겐으로 건너간다. 특히 주말이면 코펜하겐의 유명한 관광지인 티보리공원은 말뫼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술을 구하기도 어렵고 값도 비싼 말뫼에서 주량을 채우지 못한 스웨덴 술꾼들이 술맛 좋기로 유명한 덴마크의 칼스버그맥주에 취해 코펜하겐의 선착장을 배회하는 모습도 두 도시의 상반된 특징을 보여주는 한 장의 삽화이다.

 그러나 코펜하겐의 혼잡함이 말뫼의 정적을 깰 날도 머지 않았다. 코펜하겐과 말뫼를 연결하는 유럽 최장의 교량이 오는 2000년 준공을 목표로 지난 6월 착공됐기 때문이다. 이 교량건설은 유럽통합의 거센 물결과 좁아지는 유럽을 상징하기에 충분한 대역사이다.

 우선 코펜하겐에 길이 4백30의 인공선착장을 만들고 해협의 중간지점에 폭 4천3백80의 인공섬을 건설해 두 곳을 길이 3천7백50의 해저터널로 연결한다. 그리고 인공섬과 말뫼 사이를 7천4백40의 다리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해저터널과 교량에는 4차선도로와 복선 고속전철이 깔리며 교량과 내륙에 새로 건설되는 도로와 철로까지 합할 경우 4차선 도로 29, 복선 고속전철레일 44가 새로 건설된다. 공사기간은 7년. 투입인원은 덴마크 7천명, 스웨덴  3만1천명등 모두 3만8천명이다. 현재도 정확한 공사비가 산출되지 않을 만큼 엄청난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덴마크는 이 다리건설을 계기로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가 속한 노르딕경제권과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를 합한 발틱 경제권, 그리고 페테르부르크를 포함한 러시아 일부까지 포함하는 북유럽 경제권의 중심국가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다. 이 다리건설의 덴마크측 시공회사인 외뢰순트사의 홍보 담당자인 아아스 담씨는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은 모두 콜럼버스보다 5백년이나 앞서 아메리카를 발견한 위대한 바이킹의 후예이다. 발틱 3국도 과거 스웨덴의 지배를 받아 우리와 역사 문화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운을 뗀뒤 『덴마크는 가장 먼저 EU회원국이 된 나라인만큼 형제국들을 일깨워 통합된 유럽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토록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서슴없이 말했다. 그의 말은 그 옛날 바이킹족이 출정시 불었던 뿔나팔 소리처럼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이 교량공사에 반발하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환경단체와 생태학자들은 이 다리가 건설될 경우 북해로부터의 바닷물 유입이 막혀 이미 위험수위에 달한 발틱해 오염이 심화될 것이란 이유를 들어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또 고풍스런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말뫼의 시민들은 다리 건설로 자신들의 전통적인 생활양식과 가치관이 파괴될 것을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코펜하겐―말뫼를 연결하는 교량건설은 유럽통합이라는 거대한 시대의 조류에 편승한 대역사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해당지역 주민들의 고유한 삶과 환경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라는 숙제를 풀지 않는 한 결코 순탄하게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다는 예감을 강하게 받았다.【말뫼=김현수기자】

◎덴마크 「도축대학」/국가지원… 도살­육가공­유통기법 등 과학교육

 『육가공 식품의 품질은 양이나 돼지를 잡는 기술에서부터 천차만별 차이가 난다』 덴마크에선 도축을 정식 직업기술로 인정해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공인 면허를 부여하고 있다.

 코펜하겐에서 기차로 40분가량 떨어진 로스킬데시에 위치한 「덴마크 육류유통대학(DANISH MEAT TRADE COLLEGE)」. 「도축학교」로 불리는 이 학교는 최신식 시청각센터, 폐쇄회로 TV, 각종 실험실과 2백80명을 수용하는 기숙호텔을 갖추고 있어 첨단 연구단지에 찾아 온 게 아닌가 착각할 정도다.

 이 학교는 매년 6천여명의 학생들에게 양이나 돼지를 잡는 법에서부터 햄·소시지등 육가공품의 제조·유통기법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를 가르친다. 

 교육과정은 놀랄만큼 세분돼 있다. 양 도축과정은 양을 도살한 뒤 양의 상체나 하체의 뼈에서 살코기를 발라내는 기술을 교육한다. 돼지 도축과정은 돼지를 잡고 베이컨생산업체나 수출업자가 요구하는 육질에 따라 엄밀하게 고기를 구분해 도려내는 분야다. 가축을 죽여 고기를 발라내는 일 뿐 아니라 육질을 판정하는 감식능력까지 도축과정에서 함께 가르치고 있다.

 양이나 돼지의 내장(창자)을 세척하는 과정도 있다. 내장을 상처없이 잘 처리하는 기술은 소시지등 육가공품의 품질을 좌우하는 필수기술이기 때문. 푸줏간이나 슈퍼마켓등에서 고기를 잘라 팔거나 소시지 햄등 육가공품을 소매로 판매하는 유통기술을 가르치는 과정도 있다. 각 과정들은 5∼6주짜리 단기코스에서 최고 8단계의 고급반까지 기술수준에 따라 다양하다.

 지난 64년 문을 연 도축학교는 84년부터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은행(WB)등의 후원을 받아 국제교육과정을 개설했다. 러시아 헝가리등 동구국가나 일본 중국등 아시아국가들이 매년 연수생을 파견중이며 우리나라도 올 연초 처음으로 축협중앙회가 추천한 전문가 8명이 18주간의 교육을 받았다.

 도축학교는 현재 정부로부터 특수기술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받고 있다. 이 학교가 덴마크 식품공업에서 차지하는 무게를 말해주는 대목이다.【로스킬데=유석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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