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내달 8일·9일부터 공연/국내 초연… 출연자 백20여명/은행장 등 후원회원 단역 “화제”/해적/「해방후 무용베스트10」 선정 창작품/심청 초가을을 풍성하게 수놓을 발레 두 편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발레의 자존심격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의 가을 공연이 그것이다.
국립발레단은 9월9일부터 14일까지 국립극장 대극장 무대에 대작 「해적」을 올린다. 유니버설발레단도 9월8일부터 11일까지 리틀에인절스 예술회관에서 「심청」을 공연한다. 최고수준을 자부하는 두 발레단의 공연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문화적 감성을 다시 깨워줄 것이다.
국내 초연인 「해적」은 벌써부터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후원회원으로서 이 발레단을 세심하게 돕고 있는 윤병철하나은행장, 김재기종합유선방송협회장, 손양모미농식품회장 등이 단역으로 우정출연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발레계의 스타인 최태지와 그의 딸 리나(9)가 함께 무대에 서는 것도 이채롭다. 러시아의 몇몇 발레단 외에는 공연을 주저하는 대작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막공연을 한다는 국립발레단의 자부심이 배어 있는 공연이기도 하다.
영국시인 바이런의 동명시 「해적」을 거장 마리우스 프티파가 형상화한 이 작품은 정의로운 해적 콘드라가 노예상인과 악덕 부호로부터 사랑하는 여인을 구해내는 줄거리이다. 지난해 1월 취임한 후 국립발레단의 면모를 새롭게 만드는데 주력해 온 김혜식단장은 이를 재안무해 서정적이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무대로 만들었다.
1백20여명의 무용수가 나오는 이번 작품에는 전국립발레단 주역무용수 김순정과 러시아 스타니슬라브스키 발레단의 한국계 수석무용수 스베틀라나 최, 워싱턴 발레단의 조주현 등 주역급 객원무용수들이 대거 출연한다.
여기에 최태지 이재신 김인희 연은경 나형만 최강석 강준하 박상철 등 쟁쟁한 남녀 무용수들이 함께 출연해 앙상블을 이룬다. 3막으로 구성된 이 작품의 음악은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금난새)가 맡는다.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니버설발레단은 한국방문의 해를 기념하는 한국적인 레퍼토리를 준비했다.
효의 정신을 다시 일깨우는 고전을 발레화한 「심청」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는 창작품이다. 이미 동남아와 유럽 등지의 30여개 도시에서 1백차례 이상 공연해 호평받은 이 작품은 올해 무용 평론가들에 의해 「해방후 50년간 무용부분 베스트10」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워싱턴 발레단의 지도위원인 마이클 베어크니스가 내한해 연출지도를 했다. 또 이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문훈숙 박재홍 여지현 박선희 곽규동 등 60여명의 단원이 무대에 올라 우리 고전을 서양발레로 소화하며 색다른 감흥을 전달한다. 【김철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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