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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반도체”명성 떨쳤다/현대전자 유럽본부(유럽의 한국기업: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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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반도체”명성 떨쳤다/현대전자 유럽본부(유럽의 한국기업:2)

입력
199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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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M·16M제품 “최첨단의 기술” 호평/6년간 컴퓨터 등 5억달러판매 기록/고객봉사 철저히… 유럽인에 “친절 한국”도 심어 유럽의 교통과 금융중심지인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서쪽으로 30가량 떨어진 소도시 라운하임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우리에게 낮익은 간판이 당당하게 서있다. 「HYUNDAI」. 현대전자가 유럽시장을 겨냥해 한국의 퍼스널 컴퓨터와 반도체를 판매하기 위해 지난88년 설립한 유럽본부다. 연건평 2백여평에 2층짜리 건물에는 현대전자 서울본사에서 파견나온 19명의 주재원들과 현지직원 45명이 힘을 합쳐 통합유럽시장을 공략하느라 더운 날씨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현대전자 유럽본부장 변태성전무는 『독일날씨로는 예년과 달리 더운 날씨에 에어컨도 없이 힘들게 일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흘리는 땀이 유럽시장공략의 밑거름이 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유럽은 우리국민뿐만 아니라 상사들에게도 익숙치 않은 지역이다. 그러나 유럽은 우리가 더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시장이 되고 있다. 마스트리히트조약으로 형성된 통합유럽시장은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현대전자가 일찌감치 독일에 유럽본부를 설치한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올해까지 6년간의 실적은 유럽시장 착지(착지)에 일단 성공했음을 말해준다고 현대측은 자부한다. 현대전자 유럽본부는 설립후 첫해에는 1억달러어치를 판매했지만 93년까지 누계실적 5억달러를 기록했다. 그리고 올해에만 5억달러판매가 무난할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순탄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올하반기에는 물량공급을 늘리기위해 현지직원 1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며 런던에 이어 파리에 지사를 설립하는등 유럽지역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현대전자는 지난해부터는 유럽에서 한국기업으로는 드물게 컴퓨터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비록 1층 창고중 10여평을 막아 마련한 작업장이 가내수공업수준이고 판매실적도 고전을 면치못하지만 현지화의 첫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컴퓨터판매책임자인 박재효부장은 『국내의 컴퓨터개발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훨씬 뒤떨어져 유럽에서도 고전하고 있지만 자사브랜드를 고집하고 현지인들을 채용해 조립하고 있다는것만도 한국제품의 이미지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쾰른시에 있는 대형 컴퓨터판매체인 아텔코본점을 찾았을대 판매담당자는 『현대컴퓨터는 인지도는 낮지만 중저가를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시장규모는 작지만 현대전자가 판매하는 액정화면(LCD)은 독일의 유명자동차업체인 폴크스바겐과 BMW로부터 품질인증을 받아 공급하고 있으며 곧 메르세데스 벤츠와도 계약이 성사될 예정이다.

 그러나 현대전자 유럽본부의 간판은 반도체판매다. 한국의 4메가 16메가바이트급 반도체생산기술은 세계적이어서 유럽지역에서는 일본조차도 정면대결을 회피하는 실정이라는것이다. 특히 현대전자가 지난해부터 시장에 판매하기 시작한 16메가바이트급 반도체는 목표이상의 호조를 보여 현대전자직원들의 가슴을 부풀게 하고있다. 유럽국가들이 자존심을 지키기위해 밀어주는 지멘스사를 제외한다면 반도체시장은 한국의 삼성과 현대가 경쟁하는 셈이다. 게다가 유럽시장에서 통신분야의 급격한 확대로 반도체는 『없어서 못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는 것이 현지의 이야기다. 통신기기용 반도체판매의 가장 큰 장벽은 유럽국가들이 지멘스의 입지를 보장하기 위해 부과하는 14%의 관세다. 현지공장건설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지만 투자비용이 엄청나다는 난점이 있다.

 현대전자가 6년이라는 짧은 시간동안 유럽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과시해 왔지만 해결해야할 문제 또한 많다. 언어를 포함해 유럽국가들에 대한 전문가의 부족이다. 이는 단지 현대전자뿐만 아니라 유럽진출 한국기업공동의 문제다.

 변전무는 『유럽시장은 미국시장과 여러가지면에서 틀리다. 유럽이 단일시장이라고 하지만 각국의 언어와 관습이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에 맞는 전문가의 양성이 시급하다. 유럽시장은 보수적이어서 발을 딛기가 힘든 반면 일단 신뢰를 얻으면 안정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유럽시장은 앞으로 점점 커질 전망이기 때문에 한국기업들의 관심도 커져야 한다. 현대전자 유럽본부의 향후전략은 싸구려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질을 높이고 소비자서비스를 통한 신뢰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프랑크푸르트=송용회기자】

◎주력상품/액정표시장치(LCD)/시계·항공기·자동차 계기판 등 사용/수요급증… 올 판매목표 2백50만불

 현대전자는 반도체와 컴퓨터에 이어 차세대 전자부품의 총아로 일컬어지고 있는 LCD(LIQUID CRYSTAL DISPLAY·액정표시장치)로 유럽을 포함한 세계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다.

 LCD란 고체와 액체의 중간 상태물질인 액정에 전기를 통해 숫자나 영상을 표시하는 기기. 우리 생활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액정표시장치를 이용한 제품으로는 액정시계를 들 수 있으며 나날이 보급이 늘고 있는 휴대용 컴퓨터의 화면도 액정표시장치다.

 현대전자가 LCD를 차세대 세계시장 공략의 주무기로 삼은 것은 전자기기가 갈수록 첨단화되면서 LCD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각국이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는 HDTV도 LCD를 이용하게 되고 항공기와 자동차의 계기판이나 의료기기에도 LCD가 사용되는등 LCD의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세계 LCD시장규모도 92년 43억달러에서 93년에는 64억달러로 늘어났으며 95년에는 1백7억달러, 2000년에는 2백13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전자는 LCD분야에서는 비교적 후발업체이다. 일본이나 국내 경쟁업체보다 뒤늦게 개발에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측은 개발은 늦었지만 처리속도가 타사제품보다 빠르고 품질이 우수해 해외시장개척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있다. 현대는 올해 처음으로 유럽에 2백50만달러의 LCD제품을 수출한다는 것이 목표이며 내년에는 이보다 1백% 늘어난 5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현대전자의 유럽전체매출(94년 목표 5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지만 언젠가는 LCD가 주력상품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것이 현대관계자들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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