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기술·시설 필수… 「국가」 도움없인 곤란/플루토늄등 입수땐 엉성해도 만들수는 있어 최근 뮌헨에서 유출된 핵물질이 발견됨으로써 테러단체가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느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핵폭탄을 만들려면 당연히 우선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을 입수해야 한다. 그러나 암시장에 나와 있는 핵물질은 대개 가짜이기 때문에 이를 구별할 수 있는 실험실이 필요할 것이다. 아마추어라면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정도의 핵폭탄 1개를 만드는 데 우라늄 24.95㎏을 필요로 한다. 순도 94%인 플루토늄 239라면 8.16㎏정도가 있어야 하고 우라늄이나 플루토늄폭탄 모두 고도의 기폭장치가 있어야 한다. 제조의 기본원리는 관련문헌을 찾아보면 누구나 습득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만드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다.
핵물질을 실제무기로 만드는 데는 엄청난 자금과 노하우와 실험장비등을 갖추어야 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테러단체들이 특정 국가의 도움없이 핵폭탄을 만드는 것은 지극히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마치 자동차를 조립하는 것과 같다고 워싱턴 소재 군축협회의 스퍼전 키니국장은 말한다. 조립하는 방법은 알지만 아는 것과 실제로 만드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플루토늄은 농축우라늄보다 구하기가 쉽지만 폭탄을 만들기는 더 어렵다. 플루토늄의 방사선 알파파는 투과성이 높지 않아 두꺼운 납용기를 사용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러나 대개 막대기나 자갈 모양의 틀에 들어있기 때문에 국제공항의 금속탐지기를 피하기가 어렵다.
미국이나 러시아는 무기급 플루토늄 239 2.72㎏만 있어도 극소형 폭탄 1개를 만들 수 있다. 반면에 초보자는 8.16㎏은 있어야 크기는 더 크면서도 조악한 형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 원자탄의 핵심에 사용되는 핵분열 물질은 복숭아씨라고 불리는 테니스공 크기의 완전한 구형으로 만들어져야 폭발이 가능하다. 따라서 상당한 시설을 갖춘 핵실험실이 있어야 이 작업을 해낼 수 있다.
폭탄이 연쇄반응(핵분열)을 일으키려면 내부에서 폭발해야 한다. 그러려면 플루토늄 주변에 3백62.9㎏정도의 재래식 폭약을 장착해야만 이것이 폭발하면서 핵복숭아씨를 연쇄분열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내부의 폭발은 사방에서 완전히 동일한 압력을 가하는 식이어야 한다. 그래야 모든 폭약이 고에너지 축전지(급속하면서도 엄청난 방전을 가능케 하는 장치)의 격발로 정확히 동시에 터지기 때문이다.
정확히 시간을 맞추는 장치를 만드는 것은 우수한 실험장비를 갖춘 실험실과 고도로 훈련받은 기술자를 필요로 한다. 해체된 핵미사일에서 추출한 플루토늄 덩어리를 갖고 있다면 이러한 실험실 작업의 상당부분은 건너뛸 수 있다. 주변에 격발장치만 달면 된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러한 재고분에 대해 철저한 감시를 하고 있다.
고농축 우라늄을 사용하는 방식은 플루토늄보다 만들기는 쉽다. 그러나 대개 경비가 철저한 군시설에 보관돼 있기 때문에 구하기가 어렵다. 이 폭탄은 폭발시키기도 비교적 쉽다.
이런 종류의 폭탄이 테러리스트들이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위력은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 투하된 것의 10분의 1정도다. 그래도 TNT 1천5백톤에 해당한다. 이런 폭탄은 무게가 1톤 내외나 되기 때문에 소형트럭정도라야 수송이 가능하다.
세계무역센터 같은 곳의 지하차고에 갖다 둘 수도 있고 가급적 먼 곳에 두고 리모트 컨트롤로 격발시킬 수도 있다. 핵폭발은 대형 건물을 무너뜨릴 수 있어 그 안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이 죽게 될 것이다. 결국 조악한 핵폭탄 한개라도 폭풍과 방사능 누출로 적어도 10만명 이상의 죽음을 가져올 수 있어 테러단체의 핵연계가 위험한 것이다.【정리=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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