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코미디언들은 영화제목에 자신의 이름을 붙인 영화를 한 두 편 갖고 있다. 「구봉서의 벼락부자」「구봉서의 구혼작전」「살살이 몰랐지」(서영춘)등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영화배우는 자신의 이름을 영화의 타이틀에 올리기가 그리 쉽지않다. 「과장 안성기」는 이명세감독이 최근 크랭크인한 영화 「남자는 괴로워」의 당초 제목이다. 각본을 쓴 이명세감독과 제작사측은 안성기라는 배우의 캐릭터가 이 영화를 상징한다고 보고 안성기에게 출연을 조건으로 이름을 쓰게해줄 것을 요청했다.
평소 영화를 위해서라면 웬만한 일은 기꺼이 양보하는 안성기는 그러나 이번 일만은 안된다며 극구 반대했다. 『겹치기출연하는 것만도 배우로서 불성실한 일인데 출연작 「태백산맥」이 추석개봉을 앞두고 있고 「영원한 제국」도 한창 촬영중인데 신문에 「과장 안성기」라는 기사가 계속 나올 경우 두 영화의 홍보에 누를 끼칠 것』이라는게 거절의 요지였다.
결국 영화사는 「과장 안성기」란 제목을 포기했다. 돈과 인기만 생긴다면 아무곳에나 이름을 파는 연예인이 적지않은 연예계풍토에서 안성기의 영화사랑과 겸양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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